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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소리 Oct 21. 2023

프롤로그

  이 글은 지극히 내향적인 성격을 가진 가족이 사는 이야기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화목한 가족’이라고 하면 대화를 많이 하고, 저녁 식사는 모두가 함께 먹으며, 함께 모여서 즐거운 시간을 자주 갖는 화기애애한 모습을 상상할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각자의 방에서 방해받지 않는 시간을 갖는 것을 좋아하고, 애써 함께 뭔가를 같이 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같은 집에 살지만, 각자의 생활을 존중하며 서로를 구속하지 않는 21세기 새로운 형태의 가족애와 그들 각자가 자유롭게 살아가는 일상을 소개하려고 한다.       


  이 가족의 인원은 여자 사람 1명과 남자 사람 2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방이 3개인 집에서 산다. 방 배정은 화장실 사용을 기준으로 정했다. 유일한 여자 사람은 혼자서 화장실을 사용할 수밖에 없어 화장실이 있는 방에서 거주하게 되었고, 거실 쪽에 있는 화장실은 남성용 화장실로 다른 두 남자 사람이 공용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방 배정은 2호실에 거주하는 J의 의견이 가장 크게 반영되었다. J는 자신이 가장 작고 불편한 세탁실 옆 방을 선택함으로써 다른 거주자들의 불만을 최소화하는 길을 선택했다.      


  이들은 한 가족이지만 하루 일을 끝내고 돌아와 식탁에서 공동의 식사를 마치면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마치 껍질을 지고 다니는 소라게를 닮았다. 사랑스럽고 개성이 넘치는 구성원들이 살아가는 일상의 모습에서 재미와 감동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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