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운동 일기
운동에 취미라곤 1도 없던 저… 계단으로 1층만 올라가면 숨이 찰 정도로 저질체력인 저… 사실 그동안 시도는 많이 해봤었어요. 필라테스, 요가, 러닝… 한 달 이상 하기가 힘들었죠.
하지만 육아를 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엄마의 체력’이라는 사실을 절실히 느끼고 있어요. 제가 기운이 없으면 별 일도 아닌데 아이들에게 화를 쉽게 내게 되더라고요. 게다가 30대 중반이 되니, 하루가 다르게 체력이 떨어지고, 몸 여기저기가 아프더군요. 살기 위해 운동한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몸으로 느껴졌어요. 이대로 가다간 병들어 크게 아플 것 같았고, 무엇보다도 무기력하고 우울한 마음이 든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어요.
3년 전쯤에 ‘런데이’라는 달리기 어플에서 30분 달리기 도전을 한 적이 있어요. 그것은 일주일에 약 세 번씩 8주 동안 하는코스로, 음성으로 나오는 트레이너의 말을 들으며 하는 달리기 훈련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기약없이 이어지는 가정보육으로 너무 몸과 마음이 힘들었을 때,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도전한 것이었어요. 열심히 8주 코스를 완수하고 ‘30분 쉬지않고 달리기’를 해냈지만 그 이후에 달리기가 습관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달리기 자체에 재미를 못 느끼기도 했고, 목표가 없어지니까 금방 흥미를 잃은 것이었죠.
그랬던 제가 지난 3개월 동안 꾸준히 이어온 운동이 다름아닌 ‘달리기’인데요. 이번에는 좀 달랐던 게, ‘몇 달 안에 몇 킬로그램을 빼야지‘같은 목표를 세우는 게 아니라, ‘평생 할 수 있는 좋은 습관’을 만들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운동을 지속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제가 택한 전략은 ‘하찮은 운동하기’였어요. 하찮은 운동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나름대로 정리해봤어요.
첫 번째, 딱 ‘15분’만 뛴다. 보통 ‘운동을 한다’고 하면 최소 30분에서 한 시간은 하지 않습니까? 저는 사실 그 시간이 아까웠어요. 왜냐하면 전업주부로 살면서 아이들이 등원한 꿀같은 시간에 집안일이나 운동보다는 다른 생산적인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부담 안되는, 15분 동안만 운동하기로 했어요. 생각없이 유튜브 영상 한개 볼 수 있는 시간이죠. 그리고 또 하나 포인트는 너무 힘들지는 않을만큼만 뛴다는거였요. 살살 뛰다가 좀 힘들면 다시 걷고를 반복했고요. 너무 피곤하거나 하기 싫은 날에는 뛰지 말고, 아파트 한 바퀴라도 걷고오자고 마음 먹었어요. 그랬더니 마음의 장벽이 낮아져서 그런지 더 실천하기가 쉽더라고요.
두 번째, 가장 중요한 운동 타이밍! 일단 집에 들어오면 나가기 싫어지기 때문에, 저는 제 의지를 믿지 않고(<-이게 가장 중요 ㅋㅋㅋ) 아이들을 유치원 버스에 태우고 나면 그길로 달리기를 했습니다. 필요한 것은 아이들과 나가면서 ’운동화 신기‘ 뿐. 매일 할 수밖에 없는 일에 제가 습관들이고자 하는 행동을 살~짝 덧붙인 것이죠.
세 번째, 인증하기. 나이키 달리기 앱으로 기록하고, 인증샷을 만들어 #하찮은운동 태그를 달아 인스타 스토리에 올렸어요. 그러다보니 은근히 인증하기 위해 뛰게 되기도 하더라고요.
이 방법들을 적용하며 달리기를 하니 벌써 3개월째 주 3일 이상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누가 들으면 ’이게 무슨 운동이냐‘할 수도 있지만, 안 하는 것보단 이거라도 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에요. 이것만해도 땀이 줄줄 나요.
하찮은 운동이지만 습관으로 잡혀가고 있는 게 뿌듯해서 지속할 수 있는 팁을 공유해봤어요. 확실히 붓기도 빠지고 체력이 점차 나아지는 게 느껴져요. 참, 은근히 힙업도 되었답니다. 낄낄. 앞으로도 하찮지만 꾸준하게 이어가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