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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도 방랑객 Jan 14. 2021

알차게 이용 가능한 패스권

제3 섹터 철도 여섯 번째 이야기

  교통비가 상당히 비싼 일본에는 패스권이 발달해있다. 이 패스권은 상당히 세분화되어 있어서 필요에 따라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 가령 당일치기 여행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는 1일권 패스를, 외국인에게는 JR패스를 비롯한 외국인 전용 패스를, 도쿄 23구 내에서만 이용 가능한 JR도쿠나이 패스를 선택하면 된다.

  더 나아가 지하철과 JR을 묶어서도 패스권을 발행하기도 하고, 사철끼리 공동으로 패스권을 발행하기도 한다. 규슈 섬 내에서 모든 철도 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패스권이 있는가 하면, JR 재래선만 이용하는 조건의 패스권도 있다. 물론 신칸센 자유석만 이용 가능한 패스도 심심찮게 찾을 수 있다.

  이처럼 날짜, 지역, 회사 등 가리지 않고 다양한 조합의 패스권을 발행하고 있는 일본. 거기에 뒤질세라 제3 섹터 철도 역시 다양한 패스권을 발행하고 있다. 제3 섹터 철도는 노선이 많거나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패스권이 있을까 싶겠지만 찾아보면 제3 섹터 철도 역시 상당히 다양한 조합의 패스권을 발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매표창구에 안내해놓은 1일 패스권(아오이모리 철도).


  제3 섹터 철도 역시 1일 패스권을 발행하고 있는데, 유인역으로 운영 중인 역의 발매기를 살펴보면 아주 자세하게 안내해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자노선의 처음에서 끝까지 이용하는 편도요금보다 1일 패스권이 더 싸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열차 내 안내해놓은 1일 패스권(히사츠오렌지 철도).


  이번에는 열차 내에 홍보해놓은 1일 패스권을 볼 수 있었다. 특이한 것은 평일이 아니라 주말에 한해서 패스권을 발행한다는 사실. 거기에 65세 이상 어르신들을 위한 정기권도 발행 중이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지도 상당히 오랜 기간이 지난 일본에서는 이처럼 65세 이상되시는 어르신도 40~50대에 못지않게 활동적인 분들이 많은데, 이분들을 겨냥한 마케팅은 제3 섹터 철도라고 예외가 아니다.


팸플릿에서 볼 수 있는 1일 패스권(마츠우라 철도).


  다음은 역에 비치된 팸플릿에서 볼 수 있는 패스권이다. 여기에도 실버(65세 이상 대상)용 패스가 있는데, 회원으로 등록된 분들에 한해서 발권이 가능함을 알리고 있다. 그만큼 회원이 되면 많은 혜택이 있음을 패스권에까지 어필하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1일 패스권(제3 섹터 철도 각사 홈페이지 발췌).


  각사 홈페이지에서도 패스권에 대한 홍보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평범하게 글자로만 나열해놓은 회사부터, 마스코트를 활용해서 시각적인 효과를 극대화한 홈페이지에 이르기까지 패스권 판매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IR이시카와철도 홈페이지의 패스권 안내.
아이노카제도야마철도 홈페이지의 패스권 안내.


  경계에 있는 회사들끼리는 두 회사가 통합된 패스권을 발행하기도 하는데, 어떤 회사 홈페이지냐에 따라서 같은 패스권이라도 느낌이 달라진다. 아무래도 규모가 조금이라도 더 커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이노카제도야마철도가 IR이시카와철도에 비해 내용도 풍부하고, QR코드까지 만들어 놓는 등 보는 사람이 더 사고 싶게 만들어 놓았다.

  재미있는 사실은 통합권이 각 회사별로 따로 각각 구매하는 것과 금액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두 지역을 모두 이용한다고 한들 굳이 통합 패스권을 구매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본에는 유독 세트에 대한 할인이 좀 각박한 편인데, 패스권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주말 및 공휴일에만 판매 중인 1일 패스권(시마바라 철도).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제3 섹터 철도에도 주말이나 공휴일에 한정해서 판매 중인 1일 패스권이 있다. 통상 주말이나 공휴일은 평일에 비해 고속버스나 기차 요금이 비싸다. 그런데 이 기간에 맞춤형 패스를 발행한다니, 참신하게 느껴졌다.

  잘 생각해보면 평일은 출퇴근 인원이 있기 때문에 항상 고정적인 운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주말은 출퇴근 인원이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에 평일에 비해 기대할 수 있는 승차인원이 줄어든다. 그러나 관광이나 친지 방문이 목적인 승객은 늘어나기 마련이다. 주말이나 공휴일 한정 패스권은 주말에 움직이는 잠재 고객을 위한 하나의 미끼 상품이라고 볼 수 있다.


회원에게만 판매하고 있는 1일 패스권(에치고토키메키 철도).


  패스권이긴 하지만 아무나 구매할 수 없는 패스권도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회원이 되어야만 패스권 구매 자격이 부여되는 철도들인데, 같은 안내문인데도 두 번에 걸쳐서 내용을 언급한 것을 보면 회원이 아니어도 구매가 가능한지 물어보는 승객이 많은 모양이다.


JR을 비롯해서 규슈 지역 모든 철도 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패스권(여행명인 규슈만끽패스).


  다른 지역에 비해 유독 제3 섹터 철도가 많은 규슈 지역에서는 JR규슈와 니시테츠 사철 그리고 후쿠오카 지하철까지 아울러서 하나의 패스권을 발행했다. 물론 노면전차도 이용이 가능하며, 관광열차도 일부 금액을 지불하면 탑승이 가능할 정도로 만능 티켓임을 알 수 있다.

  이 티켓은 1명이 3개월 내에 3일을 선택해서(연속으로 사용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사용해도 되고, 3명이 하나의 티켓으로 하루를 사용해도 되도록 해놓은 것이 특징이다. 연속권으로 발행할 경우 3일을 연속으로 열차를 탑승해야 하기 때문에 연휴가 있지 않는 이상 반드시 평일을 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비연속적으로 사용을 할 수 있다면 일주일에 한 번씩 사용하는 등 패스권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JR 노선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제3 섹터 철도는 이처럼 JR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패스권을 통해 더 많은 승객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JR을 통해서도 이 패스권이 홍보되고 있기 때문에 제3 섹터 철도에 대한 간접적인 홍보 역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JR을 비롯해서 시코쿠 지역 모든 철도 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패스권(시코쿠만끽패스 스페셜).


  이런 효과 때문인지 시코쿠 지역에서도 동일한 이름의 패스권을 볼 수 있다. 규슈 지역에 비하면 철도 총량이 많지는 않지만, 시코쿠 지역의 모든 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규슈 지역 패스와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조금 독특한 점은 역 창구에서 구매하는 것이 웹 사이트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저렴하다는 점이다. 이 패스권을 모르고 역에서 열차 티켓을 구매하려는 승객에게 약간의 즉흥적인 구매를 유도하는 계산이 숨어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외국인에 한해서 판매하고 있는 1일 패스권(아오이모리 철도).


  외국인을 상대로 판매하는 티켓 역시 일본에서는 활성화되어있는데 제3 섹터 철도에서도 이와 비슷한 패스권을 볼 수 있다. 제3 섹터 철도지만 외국어로 만들어놓은 사이트도 있을 정도로 외국인의 방문에도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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