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안역은 경인선 급행 및 특급열차가 정차하는 인천의 주요 역 중 한 역이다. 부평역에 비해 규모는 크지 않지만, 그래도 인천 내에서는 유동인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주안역은 인천 2호선까지 2개 노선이 지나는 역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인천 2호선은 개통한 지 꽤 오래된 것 같지만 불과 5년이 채 되지 않은 노선이다. 주안역도 오랜 시간동안 하나의 노선만 있었다가 지금의 모습으로 바뀐 것도 역시 그렇게 긴 시간이 되지 않았다. 인천 2호선 이후 수도권에서 연장된 노선은 있어도 완전히 새로 개통한 노선은 서해선이 유일할 정도로 신생노선이나 다름이 없다.
◆ 개통식과 첫 차 운행 따로...주민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우리나라는 개통식을 먼저 한 후 실제 운행은 그 다음날 하는 경우가 많다. 인천 2호선 역시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그 흔적은 당시 플래카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인천 2호선 개통 안내 플래카드(2016년 촬영).
그리고 개통식은 역 승강장에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진행해서 개통식이라는 분위기를 느끼기가 어렵다. 철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실제 첫 열차가 발을 내딛을 때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개통식과 실제 운행을 따로 해서가 아닌가 싶다.
비교하기는 좀 그렇지만 일본에서는 개통식 행사 때 첫 열차의 출발을 같이 알려서 행사의 집중도가 좀 더 높다. 첫 차 출발은 주로 이른 새벽에 진행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물론 지역 공직자 등 관계자를 포함해서 승강장을 가득 채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이 장면을 보기 위해 나와 있는 모습을 보면 놀랍기까지 하다.
일본에서는 이렇게 첫 발을 내딛는 열차의 새 출발을 함께하며 애착을 가지고, 또 관심을 보인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지역 주민이라고 하더라도 당일 지하철이 개통했는지 조차 모를 정도다. 실제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이 아니면 크게 관심을 받지 못하는 점은 정말 안타깝다.
◆ 인천 2호선 중 다른 노선 아래로 지나는 유일한 환승역
▲ 1호선에서 인천 2호선으로 이어지는 환승통로.
주안역은 인천 2호선에 있어서 독특한 특징을 가진 역이다. 인천 2호선은 지상과 지하를 경계로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하기 때문에 지하도 그렇게 깊은 곳까지 내려가지 않는다. 심지어 인천 1호선과 만나는 인천시청역에서도 인천 1호선이 인천 2호선보다 아래로 지나간다.
그리고 공항철도와 만나는 검암역에서도 인천 2호선은 지상 4층에 위치하고 있어서 공항철도보다 더 위쪽으로 지나간다. 이번에 새로 개통한 7호선 석남역 역시 인천 2호선보다 아래쪽으로 지나간다. 그런 점에서 다른 노선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일지 몰라도, 1호선 아래로 지나는 인천 2호선 주안역은 눈에 띈다.
▲ 인천 2호선에서 1호선으로 이어지는 환승통로.
당분간 인천 2호선과 환승할 수 있는 신규 노선이 없기 때문에 1호선 외에 인천 2호선보다 더 위로 운행하는 노선은 찾아볼 수 없을 것 같다. 참고로 서울에서도 뒤늦게 개통했지만 먼저 개통한 노선보다 위쪽으로 지나가는 역이 몇 곳 있는데, 주로 5호선과 연관이 많은 점도 특징이다.
대표적인 역이 5호선과 9호선이 만나는 여의도역으로, 9호선이 5호선보다 위쪽으로 지나간다. 그리고 5호선과 6호선이 만나는 공덕역과 청구역은 특이하게 6호선이 모두 5호선보다 위쪽으로 지나간다. 역시 5호선과 8호선이 만나는 천호역도 8호선이 5호선 위로 지나간다.
한편 동시에 개통한 3호선과 4호선 충무로역도 3호선이 4호선 밑으로 지나가는 독특한 형태의 역이다. 복층 구조로 되어있는 경의중앙선과 공항철도 역시 환승역에서는 경의중앙선이 기존 노선들보다 위쪽에 자리하고 있다.
◆ 1호선 승강장에 따라 환승 소요시간 차이가 커
인천 2호선 주안역은 승강장이 상대적으로 짧은데다가 연결통로가 승강장에 고루 퍼져있어서 내리는 위치에 따라 이동거리의 큰 차이는 없다. 그러나 1호선의 경우는 상황이 좀 달라진다. 인천 2호선이 1호선의 도화역 방면 승강장에 치우쳐 있어서 내리는 위치에 따라 이동거리의 차이가 많다.
특히 1호선은 10량 편성의 열차가 운행 중이어서 도화역 방면 쪽 승강장에서 내린 승객은 금방 환승을 할 수 있는 반면, 간석역 방면 쪽 승강장에서 내린 승객은 승강장을 고스란히 걸어와야 환승통로를 마주하게 된다. 주안역은 환승 안내가 잘 되어있는 역으로, 안내도를 잘 보면 헷갈릴 가능성이 거의 없다.
1호선은 통로가 두 곳 있는데, 간석역 방면 통로는 연결통로로, 이곳으로 내려가면 인천 2호선과의 환승이 불가능하다.
▲ 주안역 지하상가로 이어지는 연결통로. 이곳에는 아주 작은 글씨로 인천 2호선으로 환승할 수 없음을 안내해놓았다.
그래서 통로에는 인천 2호선 환승이 불가능하다는 안내 문구를 만날 수 있다. 글씨가 조금 더 컸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그러나 통로 측면에도 화살표로 인천 2호선 환승 방향을 유도해 놓았기 때문에 한 번 쯤은 눈에 들어오지 않을까 싶다.
▲ 주요 행선지를 친절하게 다 표기해놓은 인천 2호선 대합실.
지하 환승통로는 더욱 잘 해놓아서 안내가 너무 많다는 느낌까지 받게 된다. 인천 2호선의 주요 행선지를 빼곡하게 나열해놓았기 때문에 웬만하면 반대편 열차를 잘못 탈 일이 없다. 지하 환승통로는 개통한 지 5년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새로 개통한 것처럼 세월의 흔적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그만큼 관리를 잘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 덧붙이는 글 : 본 내용은 <철도경제신문> '매거진R' 코너에 2021년 7월 7일자로 송고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