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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ㆍ수인선 마지막 역인 '인천역'

환승 가능노선 - 1호선, 수인분당선

by 철도 방랑객

인천역은 우리나라 철도의 시작을 알린 첫 번째 노선의 마지막 역이자, 지금도 1호선의 마지막 역으로 자리하고 있다. 인천역은 오랫동안 1호선 하나의 노선으로만 있다가 수인선 복선전철 개통으로 두 노선이 다니는 역으로 바뀌게 되었다.


공교롭게 두 노선 모두 한 쪽 방향으로는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형태인 종착역의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수인선이 분당선과 수원역을 기준으로 직결운행을 하는 것처럼 1호선과 수인분당선은 직결운행을 따로 하지 않는다.


인천역은 지도나 노선도 상에는 마치 하나의 노선처럼 이어지는 것 같다, 그러나 두 노선의 승강장은 상당한 높이 차이를 보이고 있기에 하나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물론, 앞으로도 직결운행은 보기 어려울 것 같다. 코레일 노선은 경의중앙선과 함께 수인분당선까지 직결운행을 시행 중이지만, 1호선만큼은 그 대상에서 제외한 것 같다.


2021071247548172.jpg ▲ 1호선 승강장에 설치된 보조 간이 발판. 인천역 외에도 곡선이 심한 역에 설치된 것을 볼 수 있다.


◆ 역명판이 없고 섬식 승강장 형태까지 동일한 인천역 승강장

인천역은 두 노선 모두 공통점이 많다. 우선 한 쪽 방향으로만 진행이 가능한 종착역인데다가 승강장이 곡선 형태로 꺾인 것도 동일하다. 게다가 두 노선 모두 역번호가 해당 노선 가운데 가장 큰 숫자를 채택하고 있는 마지막 역이라는 점도 동일하다.


나아가 두 노선 모두 특이하게 승강장에 인천역이 표기된 역명판을 볼 수 없다. 1호선에는 승강장 기둥에 ‘인천’이라고 적힌 푯말은 볼 수 있지만, 정작 마지막 역을 기념할 수 있는 역명판은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수인분당선에서 ‘인천’은 스크린도어에 적혀있는 표기 외에 따로 없다.


2021071248582517.jpg ▲ 역명판이 없는 수인분당선 승강장. 아치형 구조로 된 구조물이 특징이다.


지상에 있는 1호선은 안전상의 문제로 설치를 하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하 깊숙이 자리한 수인분당선까지 역명판이 없다는 것은 일부러 설치를 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과거 사진을 보면 분명 1호선 승강장에는 역명판이 있었다.


1호선 승강장의 경우 모든 역에 다 있을 것만 같은 스크린도어조차 없다. 대신 열차와 승강장 간 틈으로 발이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간이 발판이 설치되어 있다. 간이 발판은 열차가 진입하기 전까지는 승강장 아래에 숨어 있다가 열차가 정차하면 승강장 위로 올라와서 승강장 간 벌어진 틈을 매워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1호선은 지하철로는 특이하게 2개 선로가 있음에도 한쪽 방향이 막혀있는 터미널 식 승강장을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철도의 끝을 볼 수 있다. 우이신설선의 신설동역도 인천역과 마찬가지로 한 쪽이 막혀있다.

2021071249402778.jpg ▲ 전철역으로는 특이하게 터미널식 승강장을 사용 중인 1호선 인천역.


이렇게 막혀있는 공간은 자연스럽게 연결 통로로서 역할을 하게 되었고, 그곳을 통해서도 수인분당선과 환승이 가능하도록 환승통로가 만들어져 있다. 비록 두 노선이 하나가 되어 같은 승강장을 공유하지는 않지만 환승통로는 두 곳이나 갖춰서 환승 승객의 분산을 잘 유도한 편이다.


1호선은 양쪽 승강장 모두 승하차가 가능한 형태로 운영을 하고 있지만, 수인분당선은 한 쪽은 승차만, 한 쪽은 하차만 가능한 형태로 분리해서 운영 중이다. 같은 섬식 승강장이라도 이렇게 서로 다른 형태로 운행을 하고 있다.


그래서 1호선은 열차가 승강장 진입 후 오랜 시간 머무르는 반면, 수인분당선은 열차가 진입 후 승강장을 벗어난 외부 공간으로 나갔다가 다시 출발할 때 즈음 승강장으로 진입하기 때문에 승강장에 열차가 머무르고 있는 장면을 그리 자주 볼 수 없다.


2021071250152908.jpg ▲ 터미널식 승강장이라 볼 수 있는 독특한 환승 및 연결통로.


◆ 승강장 높이 차이로 인해 길어진 환승 시간

인천역의 두 승강장은 거의 같은 위치에 있지만, 지상과 지하에 있는 승강장 위치로 인해 환승 시간은 생각보다 꽤 필요하다. 그러나 두 노선 모두 진행 방향이 한 쪽으로만 있기 때문에 특별히 행선지에 따라 환승 시간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다만, 1호선 승강장에서 바로 연결되는 환승통로는 섬식 승강장의 영향으로 1명만 탑승이 가능한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다. 그나마 인천역 자체가 이용 승객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병목현상이 심하지는 않다. 1호선 끝단으로 연결된 환승통로가 워낙 넓고 잘 되어있어서 그곳을 이용하는 승객이 더 많다.


지하로 이어진 환승통로 역시 승객이 일시적으로 몰리는 경우는 있어도 줄이 길어지는 일은 아주 잠깐에 불과할 정도다.


2021071250491564.jpg ▲ 지하 깊이 자리잡고 있는 수인분당선 인천역 환승통로.


두 노선 모두 종착역이기 때문에 열차가 출발하는 시간을 표기해놓은 것도 승객들의 발걸음을 재촉하지 않는 역할을 한다. 특히 배차 간격이 매우 긴 수인분당선의 경우 열차 한 대를 놓치면 치명적이라 승객들의 발걸음을 재촉할 수 있지만, 언제 출발할지 알기 때문에 급히 서두르는 승객은 많지 않았다.


단, 지하 환승통로를 통해 수인분당선 승강장까지 꽤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지상에서 출발 1분 정도 남겨놓으면 다음 열차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이는 반대로 지하에서 지상으로 올라올 때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계산이 있기에 승객들은 열차가 출발하는 시간보다 조금 더 여유 있게 반대편 노선의 승강장으로 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덧붙이는 글 : 본 내용은 <철도경제신문> '매거진R' 코너에 2021년 7월 14일자로 송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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