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 가능노선 - 4호선, 7호선
일반적으로 환승역이라고 하면 역 이름도 함께 공유하는 역이라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우리나라 환승역 가운데 역 이름을 서로 다르게 사용하는 역은 딱 한 곳에 불과할 정도로 거의 규칙에 가깝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규칙의 예외에 해당하는 유일한 환승역이 바로 총신대입구역이자 이수역이라 불리는 역이다. 4호선과 7호선의 또 다른 환승역인 이 역은 4호선에서는 총신대입구역을, 7호선에서는 이수역을 각각 사용 중이다.
특이점이 있다면, 4호선의 경우 부역명으로 이수역을 사용하는 반면, 7호선은 따로 총신대입구의 표기가 없다. 단, 외부 역 폴 사인에는 7호선에도 총신대입구역의 부역명이 병기되어 있다.
◆ 건설비 부담에서 비롯한 나비효과
익히 잘 알고 있듯 4호선 역 명에 표기된 총신대학교는 7호선 남성역에서 더 가깝다. 하지만 4호선 역 이름에 아직도 총신대가 반영된 이유는 4호선 역 건설 당시 총신대에서 건설비의 일부를 부담했기 때문이다.
역 이름을 총신대로 하는 조건에서 비롯된 이 역 명칭은 7호선이 개통하고 난 이후 이수역으로 변경 시도가 있었지만, 총신대의 반대로 지금과 같은 형태로 남아있게 되었다.
물론 남성역은 환승역도 아닌데다가 인지도 역시 이전에 생겼던 총신대입구(이수)역에 비해 낮은 편이다. 이러한 사정으로 총신대 측에서도 4호선에 담았던 역 이름을 포기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7호선의 경우 이수역을 총신대입구역이라고 하기에 애매한 위치에 있고, 개통 당시에는 4호선과 서로 다른 회사였기에 이수역으로 역 이름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환승이 가능하지만 역 이름이 서로 다른 역으로 남게 된 총신대입구(이수)역은 총신대입구역보다는 이수역이라고 더 많이 불리는 듯싶다. 이 두 노선이 만나는 교차로도 이수교차로이며, 주변의 프랜차이즈 식당이나 카페를 봐도 총신대입구점보다는 이수점이 더 많이 보였다.
◆ 교차로에서 벗어난 4호선 영향으로 길어진 환승통로
총신대입구(이수)역의 환승통로는 조금 특이한 형태를 하고 있다. 특히 7호선의 경우 승강장에 따라 환승 시간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2, 5호선의 환승역 중 하나인 영등포구청역을 연상하게 한다.
남성역 방면 승강장은 환승통로와 바로 연결되어 있어서 환승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은 반면, 내방역 방면 승강장은 7호선 대합실로 올라갔다가 다시 승강장으로 내려가야 하는 구조로 되어있다.
한편 길게 이어진 환승통로는 동굴이나 터널과 같은 아치형 형태로 되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더욱이 7호선 방면 연결통로에는 곡선으로 꺾여 있어서 직선을 보기 어려운 환승통로이기도 하다.
노원역도 환승통로는 아치형으로 되어있는데 장소만 지상(노원역)과 지하로 차이가 날 뿐 상당히 유사하다. 차이가 있다면 노원역은 좌측통행이고 총신대입구(이수)역은 우측통행에 무빙워크가 설치되어 있다는 점이다.
한편 4호선 쪽 통로도 노원역과 상당히 유사한 형태다. 두 노선을 잇는 환승통로는 노원역이나 총신대입구(이수)역이나 모두 당고개ㆍ진접 방면 선로 우측에 평행하게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사당ㆍ오이도 방면 승강장으로 가려면 아주 잠깐이지만 4호선 전체를 횡단해야 한다. 그래서 당고개ㆍ진접 방면 승강장은 환승통로에서 곧장 에스컬레이터 또는 계단을 통해 승강장으로 바로 연결되지만, 반대편 승강장은 ‘ㄱ’ 자로 꺾어서 올라가도록 되어있다.
물론 노원역이나 총신대입구(이수)역이나 모두 4호선 승강장의 가장 끝 부분과 연결된 점도 동일하다. 차이가 있다면 7호선 승강장인데, 노원역은 섬식 승강장이고 이수역은 상대식 승강장이다.
◆ 공통점이 많은 4호선과 7호선
두 번에 걸쳐 만나는 4호선과 7호선은 환승통로 외에도 비슷한 점이 많은 노선이다.
두 노선은 (4호선과 수인분당선 공용구간의 역들을 환승역이라 생각하지 않을 때) 1, 2호선을 제외하면 다른 노선과 한 번 환승이 가능하거나 아니면 접점이 없다.
그러나 정작 두 노선이 만날 때는 4호선이 교차로에서 멀리 벗어나 있는 관계로 환승 거리가 상당히 길어졌다. 노원역의 경우 4호선이 동서방향이고 7호선이 남북방향으로 이어진 반면, 총신대입구(이수)역에서는 그 반대로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인접 환승 노선도 우연의 일치인지 동일하다. 총신대입구(이수)역을 기점으로 할 때, 4호선의 인접 환승역은 동작역(9호선)과 사당역(2호선)이 있다. 7호선의 경우 고속터미널역(3, 9호선)과 대림역(2호선)으로 신림선 경전철이 개통하기 전 까지는 인접 환승 노선(2, 9호선)도 같다.
4호선의 경우 인접 환승역이 바로 다음 역인 반면, 7호선은 다음 역에서 조금 떨어진 역에서 환승이 이루어지고 있다.
나아가 노원역 이후에도 1호선 환승역이 다음 환승역(창동역과 도봉산역)이라는 것도 동일하다. 물론 여기도 4호선은 바로 다음 역으로 이어지지만, 7호선은 몇 개의 역을 더 거친 후 1호선 환승역이 등장한다.
4호선은 7호선을 만나고 난 후 2개 역을 더 거치면 서울 시계를 벗어난다. 노원역을 지난 4호선은 상계역과 당고개역을 거쳐 남양주시로 향하고, 총신대입구(이수)역을 지난 4호선은 사당역과 남태령역을 거쳐 과천시로 향하기 때문이다.
두 글자의 역과 세 글자의 역을 나란히 지나면 서울 시계를 벗어나는 것도 신기하게 같다. 이쯤 되면 4호선과 7호선은 운명과 같은 노선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