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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통로에서 좌측통행을 유도하고 있는 '노원역'

환승 가능노선 - 4호선, 7호선

by 철도 방랑객

4호선은 원래 셋 이상의 노선이 하나가 되어 탄생한 노선이다. 물론 1호선이 4호선보다 더 많은 노선의 집합체지만, 4호선에서는 1호선에서 볼 수 없는, 아니 전체 지하철에서도 볼 수 없는 특이한 장면이 있다.


일명 꽈배기 굴이라 불리는 괴상한 통로인데, 갑자기 우측통행을 하던 지하철이 좌측통행을 하는 신기한 장면을 연출한다. 이는 일제 잔재의 좌측통행을 사용하고 있는 코레일과, 현재 도로교통과 같은 방향인 우측통행을 사용하고 있는 서울교통공사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처럼 여러 노선의 결합으로 다양한 장면을 볼 수 있는 4호선은 놀랍게도 환승역 가운데서도 좌측통행과 우측통행이 혼재한 역이 있다. 그 역이 바로 노원역이다.


◆ 지형적인 원인으로 부득이하게 조성된 좌측통행 통로

4호선의 환승역에 절반 가까이가 지상역과 지하역의 조합이다. 노원역 역시 지상역인 4호선과 지하역인 7호선의 조합인데, 지상역의 특성 상 교차로에서 벗어나 있을 수밖에 없는 관계로 환승거리가 길어졌다.


그보다 지상으로 이어지는 환승통로는 주변 지형의 영향으로 아주 특이한 형태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노원역 사진1.jpg ▲ 좌측통행을 유도해놓은 지상 환승통로.


사진만 보면 일본으로 착각할 법한 화살표 방향이 눈에 들어온다. 노원역의 경우 코레일이 아닌 서울교통공사 구간이어서 지하철도 우측통행을 하고 있다. 그런데 환승통로는 좌측통행이라니 처음 이곳을 방문한 승객이라면 혼란스러울 수 있다.


이렇게 좌측통행의 환승통로가 이어지는 이유는 7호선에 가까워져 지하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친절하게 이곳이 좌측통행을 할 수밖에 없는 사정까지 플래카드로 안내해놓는 친절은 덤이다.


노원역 사진2-1.jpg ▲ 공간의 부족으로 부득이하게 좌측통행이 된 환승통로, 4호선 → 7호선.
노원역 사진2-2.jpg ▲ 좌측통행에서 우측통행으로 바뀐 환승통로, 7호선 → 4호선.


노원역 환승통로는 통로에서도 4호선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교차로부터 4호선 승강장까지 도로와 선로 교각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도로에도 최대한 방해가 되지 않으면서 환승통로 본연의 역할까지 수행하기 위해서 상당히 많은 고심 끝에 탄생한 환승통로가 아닌가 싶다.


4호선의 경우 열차가 자주 다니는 편이어서 환승통로로 들려오는 열차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승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비슷한 분위기의 대곡역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노원역 사진3.jpg ▲ 환승통로에서 볼 수 있는 4호선.


지상에서는 좌측통행을 유도하던 환승통로가 지하로 가면서 놀랍게도 꽈배기 굴을 통과한 4호선처럼 우측통행으로 바뀌었다. 지하 구간은 화살표가 아니라 아래 띠로 된 유도선이 승객을 맞이하는데 여기서부터 7호선 승강장까지는 끝까지 우측통행이 이어진다.


재미있는 점은 좌측통행의 4호선은 우측 출입문이 열리는 상대식 승강장이고, 우측통행의 7호선은 좌측 출입문이 열리는 섬식 승강장이다. 이처럼 노원역은 왼쪽과 오른쪽이 아주 적절히 잘 조화된 역이기도 하다.


노원역 사진4.jpg ▲ 환승 승객의 동선 겹침을 방지하기 위해 띠로 된 유도선이 이어진 지하 환승통로.


◆ 각 노선의 끝에 위치한 환승통로의 영향으로 편차가 더 커진 환승 소요시간

노원역은 수도권 지하철 중에서도 알아주는 악명 높은 환승역이다. 그만큼 두 노선 간 떨어진 거리가 길기도 긴 편이지만 지상과 지하를 연결하는 거리 또한 만만찮기 때문에 환승 소요시간이 길어졌다.


문제는 하차 위치에 따라서 그 환승거리가 배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두 노선은 공교롭게도 교차로에서 조금씩 벗어난 곳에 위치하고 있다.


그런 영향으로 4호선의 환승통로는 창동역 방면 승강장 끝 쪽에, 7호선의 환승통로는 마들역 방면 승강장 끝 쪽에 자리하고 있다.


노원역 사진5-1.jpg ▲ 승강장 끝에 자리한 환승통로, 4호선.
노원역 사진5-2.jpg ▲ 승강장 끝에 자리한 환승통로, 7호선.


차이가 있다면 4호선은 모두 계단으로만 되어있고, 7호선은 계단과 에스컬레이터 모두 갖춘 상태다. 지상역의 특성 상 좁은 공간에 계단과 에스컬레이터 모두 설치하기엔 힘들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많은 환승객을 고려하지 않고 에스컬레이터만으로 환승통로를 구성하기도 무리지 않았나 싶다. 따라서 지금 모습의 계단 환승통로는 주어진 환경에서 가장 효율적인 최선의 대책이 아니었나 싶다.


부득이하게 교통약자의 경우 좌측통행의 환승통로를 경험하기 어려워졌다. 어쩔 수없이 대합실과 대합실을 통과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을 수밖에 없는 점도 노원역 환승통로의 한계다.


한편 7호선 노원역에서는 4호선으로 환승하려는 승객이 출구로 나가지 않도록 승강장에 표기해놓은 것도 볼 수 있다.


노원역 사진6.jpg ▲ 환승통로로 혼동하는 승객을 위해 표기해 놓은 안내.


7호선 노원역은 4호선에 비해 승강장 폭도 상당히 넓고 연결통로 역시 그에 준하게 넓기 때문에 환승통로인지 연결통로인지 쉽게 분간이 가지 않는다. 그래서 연결통로에는 나가는 곳 표기와 함께 4호선 노선 색과 함께 뒤로 돌아가라는 문구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멀리서보면 이 표기가 오히려 이곳이 4호선 환승통로로 착각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측면에 갈아타는 곳이라는 글자가 마치 계단을 올라가라는 유도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화살표를 좀 더 눈에 띄게 표기해놓았다면 더 좋은 안내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 덧붙이는 글 : 본 내용은 <철도경제신문> '매거진R' 코너에 2022년 3월 23일자로 송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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