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당선 승강장에 따라 환승통로 방향이 다른 '판교역'

환승 가능노선 - 신분당선, 경강선

판교역은 신분당선 이용 승객이 많은 역 중 한 곳이자 경강선 전철의 시작 역이다. 경강선의 경우 열차 빈도가 상당히 낮기 때문에 주로 신분당선 승강장에 더 많은 승객이 오가는 편이다.

판교역의 인근 역은 두 노선 모두 수인분당선과의 환승역이 자리하고 있다. 신분당선의 경우 정자역이 여기에 해당하고, 경강선의 경우 이매역이 여기에 해당한다.

신분당선 판교역의 북쪽으로 서울로 이어지기 때문에 경강선 이용 승객도 광교 방면보다 신사 방면으로의 환승 비중이 더 높은 편이다.

◆ 환승은 편리하지만 좁은 환승통로로 인한 병목현상이 심해

판교역은 환승이 아주 편리한 역이다. 승강장도 바로 붙어있는데다가 높이 차이도 얼마 나지 않기 때문에 빠르면 1분 내로도 충분히 환승을 할 수 있다.

▲ 경강선 승강장에서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면 바로 보이는 신분당선 승강장.

경강선의 경우 판교역이 종착역이기 때문에 행선지에 따라 승강장이 붐비는 정도가 달라진다. 종착역 승강장의 경우 열차가 들어올 때만 혼잡하고, 출발 승강장의 경우 열차가 진입하기 직전에 승객이 많아지면서 혼잡해진다.

물론 신분당선 열차가 몇 대 지날 때마다 경강선의 승강장은 기다리는 사람들로 더욱 붐빈다. 판교역에 몇 분 있어보면 경강선 열차가 얼마나 낮은 빈도로 운행하는지 알 수 있다.

▲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복잡해지는 경강선 이매역 방면 승강장.

한편 경강선 종착역 방면 승강장은 열차가 도착해야 비로소 승객이 많아지는데, 그 찰나의 순간에 병목현상도 심하게 발생하곤 한다.

상대식 승강장임에도 불구하고 승강장 폭을 일정하게 해놓은 결과물이다. 따라서 환승통로가 있는 곳은 폭이 협소해져서 승객들이 꼬리를 물 수밖에 없다.

▲ 열차 도착 직후 경강선 종착역 방면 승강장.

그나마 신분당선 정자역 방면 승강장 쪽으로는 승객이 많지 않아서 통로가 금방 한산해진다. 하지만 서울 방면의 청계산입구역 방면 승강장 쪽은 열차가 떠난 이후에도 여전히 승객들이 역을 빠져나가지 못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환승통로가 에스컬레이터로만 되어있는 영향이 크다. 계단이 하나 더 있었다면 좀 더 빨리 분산이 되었겠지만, 협소한 공간으로 인해 앞으로도 실현 불가능할 것 같다.

정자역 방면 환승통로와 청계산입구역 방면 환승통로는 거의 똑같은 모양이다. 하지만 승객이 있을 때 비로소 멀리서 봐도 쉽게 구분이 가능하다. 그만큼 양쪽은 승객 편차가 큰 편이다.

▲ 신분당선 청계산입구역 방면 환승통로.

▲ 신분당선 정자역 방면 환승통로.

◆ 승강장 방향에 따라 좌측통행과 우측통행이 갈리는 신분당선 연결통로

경강선에 비하면 신분당선 환승통로는 상당히 넓은 편이다. 승강장과 환승통로 방향이 수직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공간이 확보되었기 때문이다.

승강장과 연결된 부분에는 환승 게이트가 있는데, 이곳도 공간이 꽤 널찍한 편이다. 경강선에서 힘들게 올라와서 이곳을 접하게 되면 더욱 넓은 공간처럼 보일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경강선의 환승통로 폭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특히 판교역이 있는 곳은 개발되기 전에 역이 먼저 만들어진 곳이라 앞으로 더 많은 승객이 유입될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판교역의 혼잡도는 더욱 심해질 것이고, 그럴 때 일수록 경강선의 환승통로가 부각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 경강선에 비해 넓은 편인 신분당선 환승통로.

환승 게이트에는 다른 신분당선 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안내도 있다. 요즘은 아는 사람이 많아졌지만 그래도 환승 게이트를 통과만 해도 추가 요금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승객이 있을 것이다.

그런 점을 고려하여 판교역 환승 게이트 측면에는 반대 방향으로 잘못 들어온 승객이 다시 환승 게이트를 통과하더라도 별도 추가요금이 없음을 안내한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다른 역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내용이긴 하지만 이렇게 안내를 해놓은 것과 그런 안내가 없는 것은 승객 입장에서 느끼기에 천지차이다.

▲ 들어온 환승 게이트를 다시 통과하더라도 추가 요금이 없음을 안내한 장면.

한편 신분당선 승강장에서 대합실로 연결된 연결통로는 상행 방면으로만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이곳도 에스컬레이터는 승강장 벽 측면으로만 설치되어 있다.

따라서 미금역 방면 승강장은 에스컬레이터 방향이 좌측통행이다. 정자역 방면 승강장은 우측통행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다.

▲ 에스컬레이터 위치가 좌측통행으로 된 미금역 방면 승강장.

신분당선 승강장도 경강선 승강장처럼 상대식 승강장이다. 하지만 통로 쪽에 폭을 넓히지 않아서 승강장 폭이 좁아진다. 그 영향으로 연결통로 주변은 일시적이지만 승객 간 동선이 엉키는 것을 볼 수 있다.

앞으로 판교역에 더 많은 승객이 예상되기 때문에 경강선이나 신분당선이나 병목현상 때문에 골머리 앓는 일이 잦을 것이다.

앞으로 만들어지는 역은 이런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승강장 규모만 불필요하게 늘리지 말고 실질적으로 필요한 공간을 더 확보하는 모습을 보면 좋겠다.

* 덧붙이는 글 : 본 내용은 <철도경제신문> '매거진R' 코너에 2023년 4월 19일자로 송고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