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기 너머 들리는 딸의 목소리
솔이가 여덟 살이 되면서 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아직 입학을 못했다.)
어린이집에 다닐 때는 부모가 등원과 하원을 시키니 별문제가 없었는데,
이제는 학교와 방과후 지역아동센터를 혼자 다니게 되면서 안전에 대한 걱정이 생겼다.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엄마나 아빠에게 전화를 해야 하는데..
우선 부모의 전화번호를 외워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휴대폰이라도 빌려 전화를 할 수 있으므로
엄마와 아빠의 번호를 알려줬다.
종이에 쓰고 외워보도록 했다. 의외로 금방 외웠다.
그리고 집에 전화기를 설치했다.
학교가 끝나거나 지역아동센터를 마치고 혼자 집에 올 경우 부모에게 전화를 하거나,
아이가 집에 있는지 부모도 확인할 수 있도록.
집에 전화를 설치한 이후 솔이는 엄마나 아빠가 늦는 날이면 무조건 전화를 한다.
“엄마(아빠)~ 어디야?
”언제 와?“
”빨리와~“
처음에는 딸과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마냥 신기하고 어색했다.
070으로 전화가 걸려오기 때문에 누군지 모르고 받았다가 딸의 목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내가 딸과 전화통화를 하다니..
어느새 솔이가 아빠와 전화를 할 만큼 자랐다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했다.
솔이가 전화를 하면 옆에서 동생도 바꿔달라고 떼를 쓴다.
그리고 아들과도 짧은 대화를 나눈다.
요즘은 지역아동센터에서 주로 전화를 한다.
엄마랑 아빠 중 누가 데리러 오는지,
아빠는 언제 퇴근하는지,
오늘 방과후에서 저녁 안 먹어도 되는지..
언뜻 사소할 수 있는 내용으로 통화를 한다.
딸과의 전화.
내용은 짧지만, 여운은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