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는 것이 미덕

육아에서 인내란.

by 앵두와 강풀

아이의 좋지 않은 행동을 보면서 참고 기다려야 할 때가 있다. 인내는 문제 행동을 다루기 위해 부모가 익혀야 할 핵심 기술이다. 인내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설익은 충동적 행동으로 무력감을 이기려 든다. 그래서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점점 커진다. 서로가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는 시간이 길어져만 간다.

-소아정신과의사 서천석님 글 중


딸아이가 지난주부터 학교를 매일 가기 시작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1학년 때 끝났어야 할 적응시간이 이제야 본격화된 것이다.

아이는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드는 순간까지 학교 가기 싫어라고 한다.


딸은, 아주 예민한 기질이다.

음식, 배변, 어린이집 적응, 입는 옷이며 신발까지도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었다.

자라면서 그 문제들이 조금씩 희석되고 옅어지면서 희미했던 딸아이의 그 기질이 새삼스럽다.

딸이 양파껍질을 꺼내듯 하나씩 던지는 자신의 상태, 학교에서 있었던 일, 눈빛으로 살피는 엄마의 반응. 뭐 그런 것을 보고 있노라면 "얘 진짜 예민하구나. 맞아. 그런 애였지"하게 된다.


딸은 교실에 앉으면 배가 아프다. 울렁거리기도 하고 메스껍기도 하고, 배가 몹시 고픈 것 같기도 하다.

처음엔 아침밥을 잘 안 먹어 그러나 싶었고, 적극적으로 아침밥을 먹였다. 이후에는 코로나 정국에 바뀐 시간표로 점심시간이 늦어져 그러나 싶어 배가 고플 때마다 먹으라며 좋아하는 초콜릿 우유를 만들어 보냈다.


원만히 해결이 되나 싶었건만 어제는 울면서 하교를 하고, 급기야 오늘 아침에는 교문 앞에서 다시 되돌아오는 사태 발생.


눈치가 빠르고, 해야 할 일은 그래도 꼭 하는 아이가 이 정도의 일탈을 감행한 것은 다른 문제가 있다 싶어 당장 담임선생님과 방과 후 교사와 통화를 했다.

원인은 스트레스와 피곤함. 선생님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


그러니 결국, 적응하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언젠가 이 상황이 나아질 거라는 마음으로 아침을 먹이고, 일찍 재우고, 울음과 괴로움의 이야기를 그저 담담히 들어주는 것이 앞으로 내가 할 일이다.


아.

나는, 육아에서 인내가 제일 고통스럽다.

아이를 낳지 않았다면 제일 못했을 덕목이다.

나는 당장 문제가 있으면 해결점이 보여야 속이 시원하다.

어려움 속에서도 납득할만한 해결방안이 보이면 에너지가 최고조에 이르고 온 마음을 다해 전진할 수 있다.

오죽하면 , 해결의 실마리 없이 상사의 험담이나 하는 모임이 시간낭비로 느껴질 정도다. 문제 해결의 의지가 없는 험담 모임은 앞으로도 가담하고 싶지 않다.


딸의 학교 적응은 그게 언제가 될지, 또 어느 날 무슨 일이 들이닥칠지 모르는 변수의 연속이다.

인내하며 그저 하루하루를 잘 다독이고, 위로해주는 것이 이다지도 어렵게 느껴지는 건

또 결국 어쩔 수 없는 나의 성향 탓이겠지.


그럼에도 사랑은 불가능을 가능케 하다니까

널 사랑하고 믿는 마음 하나로 또 하루하루 지내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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