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정 합리화 하기

by 비익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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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내가 40대 후반에 이렇게 살고 있을지 당/연/히 알지 못했다. 나는 지금 회사를 나와 백수 아니 좋게 말해 부동산 전업투자자의 삶을 살고 있다. 약 3년 전 쯤 우연히 부동산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고 그 때 새로운 인생의 꿈이 설정되었다. 부동산을 통해 경제적 자유를 이루는 꿈을 꾸게 된 것이다. 10년 전 아니 5년 전만 하더라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꿈이다.


아주 어렸을 적 내 장래희망은 과학자가 되는 거였다. 하얀색 가운을 입고 실험실에서 시험관을 들고 있는 전형적인 그 과학자 말이다. 과학자라는 꿈은 중학교 때까지 이어졌던 것 같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장래희망이 언론인으로 바뀌었다. 여기에서 언론인은 방송국에서 일하는 모든 직종을 아우르는 말이다. 기자, PD, 아나운서 뭐가 되었든 그 때는 왠지 방송국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왠지 트렌디해 보이고 왠지 멋있어 보였다. 그 때 꾼 꿈의 조각이 언론학 전공으로 이어졌는데, 대학 졸업을 앞두고는 연구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었다.


그런데 사지선다 시험 공부에 특화되어 있었던 나는 대학원 공부에 아주 잼병이었다. 마음의 병까지 얻고 나서야 꿈이 취업으로 바뀌었다. 그래도 전공을 살린 듯 나는 방송 분야의 공공기관을 첫 직장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직장이라는 조직에서 소위 잘 나가는 사람이 되어 직장 내 가장 높은 사람이 되는 것으로 꿈이 재세팅 되었다. 그러한 꿈은 이직을 한 통신회사에서도 이어졌지만 약 16년을 근무한 끝에 희망퇴직이라는 마침표로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앞서 이야기했듯 지금은 부동산을 전업으로 투자하는 삶을 살게 되었다. 언뜻 생각하면 지금까지의 삶이 매몰 비용 같기도 하다. 부동산 투자와 전혀 관련이 없는 삶을 살아오다가 40대 중반이 되어서야 난생 처음 부동산 투자라는 것을 하게 된 것 같으니까~ 그런데 지난 삶이 정말 모두 매몰 비용에 불과할 뿐일까~ 정말로 그러하다면 너무 허무하지 않은가~ 그 허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든 지나온 삶과 부동산 투자와의 연결고리를 찾아본다.


첫째, 꾸준함과 우직함이다. 솔직히 말하건대 나는 머리가 좋은 편이 아니다. 그럼에도 공부를 곧잘 했던 것은 오롯이 무작정 열심히 한 덕분이다. 매일 서너시간만 잠을 자가며, 하루 온종일, 엉덩이에 땀띠가 나도록 공부를 했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던 기억이 있다. 꾸준하고 우직하게 공부를 했다. 그러한 재능(!)이 부동산 투자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발휘하지 않을까~ 한 두 해 말고 끝낼 게 아니라 남은 평생 투자를 한다고 한다면 꾸준하고 우직하게 투자를 이어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


둘째, 글쓰기다. 대학원에서는 논문과 같은 학술적 글쓰기를, 회사에 들어가서는 보고서와 같은 실용적 글쓰기를 많이 하였다. 두 글쓰기 모두 자료를 모으고 정리하고 재배치하고 해석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책상쟁이(!)로서 참 많이도 키보드를 두드렸는데 그러한 재능이 부동산 투자에 있어서도 손품과 발품을 함에 있어 긍정적 영향을 발휘하지 않을까 한다.


셋째, 포기의 경험이다. 나는 오래전 과거에는 연구자의 삶을 이어가는 것, 그리고 최근에는 회사원으로서의 삶을 이어가는 것을 '포기'했다. 포기를 다른 말로 하면 손절이다. 즉 나는 손절에 관한 경험을 쌓아온 것이다. 이는 부동산 투자에 있어서도 필요한 재능이 아닐까~ 투자를 할 때 매번 수익만 낼 수는 없을 것이다. 투자가 잘못 되었음을 깨달았을 때 과감히 손절하는 것도 매우 필요한 재능이라 생각한다. 그간 겪어온 포기의 능력치로 투자 손절 또한 잘 해내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나온 삶의 허무함을 메꿔 보기 위해 꾸역꾸역 부동산 투자와의 연결고리를 찾아보았다. 지나온 삶이 결코 모두 매몰 비용에 불과하지 않음을 역설하고 싶었다. 그렇게 지금 내 삶의 여정을 합리화하고 싶었다. 지금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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