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나는 부동산만 한다

by 비익조
부동산만 한다.png


어렸을 때는 이것저것 참 손을 많이 댔다. 운동 쪽으로는 스쿼시도 배워 보고 탁구와 인라인 스케이트도 배워 보았다. 음악 쪽으로는 피아노와 기타를 배워 봤다. 취미 쪽으로는 마술도 좀 배워 보았고 낚시도 가 본 적이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즐기면서 하고 있는 것은? 아니 그냥 지금까지도 할 줄 아는 것은? 단언컨대 없다. 스쿼시만 좀 오래 쳐서 대회도 나가 보기도 하였지만, 그것도 직장에 들어가면서 흐지부지 그만두었다.


마음만 앞서는 경우가 많았다. 책을 읽는 것도 '책읽기'가 취미가 아니라 '책사기'가 취미인 양 책을 한아름 사다 놓고 앞에 몇 페이지 읽다가 그만 읽는 경우도 꽤 많았다. 모임도 비슷하다. 등산 모임에 몇 번 나가다 말았고, 독서 모임도 몇 번 나가다 그만 두었다. 나는 도대체 왜 그랬을까? 왜 매번 비슷한 '그만두는' 패턴을 보였을까? 아마도 조증 시기에 오버하다가 울증으로 넘어가며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자기 객관화를 잘 하지 못해 내가 진심으로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잘 몰랐던 것 같기도 하다.


어느 순간 그런 삶의 패턴이 180도 바뀌었다. 계기는,, 잘 모르겠다. 어느 순간 나는 무언가를 시작하기가 더 어려운 사람이 되어 있었다. 골프를 배워 볼까 하고 두세달 고민하다가 결국 시작하지 않았다. 지금 내 삶을 꽉 채우고 있는 '부동산' 또한 시작하기에 앞서 한 달은 꼬박 고민했던 것 같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직 판가름 나지 않은 것 같지만, 어찌어찌 부동산 공부를 시작했고, 직접 투자도 해 보는 수준에 이르며, 3년 넘게 부동산과 관련된 삶을 이어오게 되었다.


요즘 주식이 아주 잘 나가고 있단다. 그런데 나는 주식의 주 자도 모르는 사람이다. 예전 회사에서 자사주를 받아본 적은 있지만 스스로 주식을 사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사실 어떻게 사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뉴스에 자주 나오는 코스피 정도의 용어는 알고 있다. 요즘 코스피가 4천을 넘어 4천5백에 육박한다고 한다. 잘은 모르겠지만 부동산으로 치면 대세 상승장 비스무레한 것 같고, 어떤 주식이든 사기만 하면 확률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대단히 높은 상황인 것 같기는 하다.


그래도 나는 (지금으로서는) 주식에 손을 대지 않으려 한다. 옆집 상철이도 하는데 나만 주식을 하지 않아 벼락거지(!)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할 수 없다. 그냥 주식을 하지 않은 내 운명이려니 생각하려 한다. 주식 투자 또한 기본적 틀은 부동산 투자와 비슷할 거라 생각한다. 투자에 앞서 반드시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이 아닌 확신을 갖고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부터라도 주식 공부를 시작할 수 있겠지만 나는 주식 공부를 할 시간과 에너지를 부동산에 더 쏟기로 결정했다. 부동산만 하더라도 매우 다양한 영역이 있고, 부동산과 연계된 사업까지 고려한다고 하면 공부하고 투자할 것이 한가득이다.


나는 부동산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려 한다. 주식은 부동산의 선행지표 정도로 관심을 갖고 지켜보려 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이것저것 얕게 하는 것보다는 하나를 하더라도 좁고 깊게 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부동산도 어마어마하게 넓은 영역인 만큼 때가 되면 부동산 중에서도 분야를 특화하여 더욱더 좁고 깊게 들어가야 할 때가 올 것이다. 이런 생각일진대, 주식 투자까지 한다는 것은 내 능력을 가히 크게 넘어서는 일이며 지금의 삶의 방향성과도 맞지 않는다.


부동산 그리고 부동산과 관련된 사업을 통해 성공하고 싶다. 향후 남은 30년 인생의 길을 그 쪽으로 정한 이상 이리저리 눈돌리지 않고 그 길로 쭉 달려가보려 한다. 수많은 갈팡질팡과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던 지난 삶을 뒤로 하고 이제는 한 길로 쭉 달려가고 싶다. 그러기에도 시간이 많지 않고 내 에너지는 무한하지 않으니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기대하지 않는 삶의 중요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