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킹이 "Flame-Grilled_직화"이미지를 70년간 유지하는 비결
버거킹 하면 떠오르는 메뉴는 어떤 게 있을까요??
제가 버거킹에서 제일 좋아하는 건 치킨 버거이지만 버거킹 하면 역시 와퍼(Whopper)죠.
대표 메뉴답게 종류도 기본 와퍼, 통새우 와퍼, 콰트로치즈 와퍼 등 매우 다양합니다.
이런 인기 덕분에 매년 무려 13억 개가량의 와퍼가 전 세계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런 와퍼가 맛있는 가장 큰 이유는 "불맛"입니다.
왜냐하면 다른 패스트푸드점이 패티를 팬에 굽는 것과는 달리,
버거킹은 고기를 불에 직접 구워 조리하는 직화방식(Flame-Grilled)을 활용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타 패스트푸드점과 달리 패티의 육즙을 유지해 담백하고 풍부한 맛을 그대로 살릴 수 있었죠.
이렇듯 맛과 차별된 브랜딩을 선사하는 "Flame-Grilled"는 와퍼에게 가장 중요한 이미지입니다.
그렇다면 와퍼는 설립 당시(1954년)부터 강조했던 "Flame-Grilled"라는 이미지를 어떻게 70여 년간 유지했을까요?
2017년 버거킹은 Burning Stores Campaign을 통해 3개의 인쇄 광고를 배포했습니다.
광고 사진들은 각각 이탈리아, 펜실베니아, 오리곤에서 실제로 있었던 버거킹 매장 화재현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상단에 "FLAME GRILLED SINCE 1954"라는 문구를 추가했죠.
즉, "매장에 불이 나는 건 우리가 직화방식(Flame-Grilled)을 활용하기 때문이야"를 광고한 것이죠.
실제로, 버거킹은 타 패스트푸드점에 비해 화재사고가 많이 일어납니다.
이 인쇄광고는 화재사고가 자주 일어난다라는 단점을 오히려 '직화의 상징'이라는 장점으로 승화시킨 것이죠.
물론, 지금까지 화재현장에서 인명피해가 없었기에 진행할 수 있던 광고였습니다.
이런 창의성을 인정받아 해당 광고는 2017 칸 국제 광고제에서 인쇄 부분을 수상했습니다.
2019년에는 최신 기술을 활용해 Flame-Grilled를 강조한 Burn That Ad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바로 AR을 활용해 고객들이 직접 맥도날드의 옥외광고를 불태워 버리게 만드는 것이었죠.
방법은 간단합니다.
버거킹 앱에 들어가 Burn That Ad를 클릭합니다.
경쟁 프랜차이즈 옥외광고 앞에 가서 카메라를 켜고 있으면 그 광고가 불타 없어집니다.
불타 없어진 옥외광고판은 공짜 와퍼를 주는 쿠폰으로 바뀌고, 고객들은 공짜 와퍼를 함냠냠 합니다!
이 광고를 통해서 무려 40만 개의 맥도날드 광고가 불탔고, 맥도날드 광고효과로 집계되는 7,500만 달러(800억) 가량을 훔쳐왔습니다.
2017년 광고와는 다르게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마케팅 프로젝트를 통해 'Flame-Grilled'이미지를 각인시킨 것이죠.
지금까지 너무 공격적인 마케팅을 했다고 판단한 것일까요?
2021년에는 다소 훈훈한 방법으로 Flame-Grilled 이미지를 전달했습니다.
버거킹 콜롬비아는 소방관 분들에게 모든 와퍼를 무료로 제공하는 스폰서십을 맺었습니다.
불 전문가인 소방관과 불 전문 브랜드인 버거킹이 스폰서십을 맺는다 라는 광고를 통해 버거킹과 '불'의 관련성을 한층 더 강화한 것이죠.
이외에도 2018년 쿠웨이트의 50도가 넘는 기온 이상 이슈를 활용한 태양열로 익힌 와퍼 마케팅 프로젝트
2020년, '코로나로 망가진 2020년을 불태우자'라는 취지에서 Flame Grill 인스타, 페이스북 필터를 선보인 마케팅 프로젝트가 진행됐습니다.
이와 같이 버거킹은 매년 Flame-Grilled라는 핵심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해당 연도의 이슈를 반영한 창의적인 마케팅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버거킹의 꾸준한 브랜딩은 핵심 이미지에 소홀한 타 기업들에게도 하나의 교훈을 선사하는 것 같아요.
설립 이후 70여 년 동안 매년 색다른 Flame-Grilled 프로젝트를 보여주고 있는 버거킹, 2022년에는 어떤 창의적인 방식을 통해서 이를 선보일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