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하늘을 보는 게 좋았다. 따스한 햇살을 느끼고 싶었다. 어릴 때부터 가졌던 내 습관이다. 햇살이 좋아서, 괜스레 실눈을 뜨고 하늘을 보곤 했다.
가끔은 내 눈에 이상한 물질들이 보였다. 작고 투명한 이물질들이다. 실눈을 뜨고 내 손을 보기도 하고 좀 떨어진 공간을 보기도 했다.
대체 이게 뭘까? 어린 나는 결론을 내렸다. “눈을 가늘게 뜨면 잘 보이니까 내가 미생물이나 세균을 보는 거구나.” 그때부터 내 눈이 현미경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나이가 찼을 무렵 그게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됐다. 자세히는 몰랐기 때문에 찾아봤다. ‘비문증’ 빛이 내 눈을 통해 들어오고 망막 유리체에 적혈구나 세포 조각의 그림자가 보이는 현상이다.
노화에 따라 심해지거나 요즘은 스마트폰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므로 신경 쓰지 말자. 나, 우리는 초능력자가 아니었다.
- 박톰가 자몽 찰나의 생각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