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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감정을 다룰 줄 아는 사람

관계를 오래 가게 만드는 힘은 절제가 아니라 조절이다

by Billy

관계를 오래 유지하는 사람은
감정이 적은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감정이 풍부한 경우가 많다.



좋아하는 마음도 크고,
불안도 쉽게 느끼고,
상처에도 민감하다.


그럼에도 관계가

무너지지 않는 이유는
그들이 감정의 파도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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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파도처럼 밀려온다.
예고 없이 높아지고,
순간적으로 휘몰아치고,
때로는 생각보다 거칠다.


문제는 파도가 아니라
그 파도에 내가 어떻게 반응하느냐다.


좋아하는 마음이 커질수록
불안도 함께 커진다.
기대가 생기고,
확인하고 싶어지고,
조금의 변화에도 마음이 흔들린다.


이때 감정이 그대로 튀어나오면
관계는 감당하지 못한다.


관계의 틈은
대부분 이 지점에서 생긴다.


감정이 크다는 이유로
모든 감정을 즉각 표현하고,
불안을 그대로 쏟아내고,
상대에게 감정의 책임을 맡길 때
틈은 빠르게 벌어진다.


감정의 흔적도
이렇게 남는다.
그때는 솔직했다고 믿지만
돌아보면
상대의 마음에 남은 건
진심이 아니라 피로일 때가 많다.


한 번의 폭발은 지나가도
그 흔적은 관계 안에 오래 남는다.

사람의 온도 역시
감정 조절 앞에서 크게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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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관계는
처음엔 뜨겁지만
쉽게 과열되고,
조절된 감정을 나누는 관계는
처음엔 잔잔하지만
오래 따뜻하다.


감정 조절은
감정을 억누르는 일이 아니다.


느끼지 않는 척하는 것도 아니고,
참고 쌓아두는 것도 아니다.
감정을 느끼되,

흘려보내는 방법을 아는 것이다.


지금 말해도 되는 감정인지,
조금 가라앉힌 뒤 전해도 되는 감정인지,
이 감정이 관계를 살릴지
아니면 단지 나를 가볍게 만들기 위한 것인지.


이 판단이 바로 조절이다.


중요한 사실은 하나다.
이 능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감정 조절은
반복되는 선택 속에서 훈련된다.


한 박자 늦게 말해보는 연습,
지금의 불안을 사실과 분리해보는 연습,
상대의 반응을 기다리는 연습.


이 작은 훈련들이 쌓여
관계를 지키는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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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는
감정을 덜 느끼는 사람이 아니라
감정을 잘 다루는 사람과 오래 간다.


폭발하지 않고,
흐름을 읽고,
필요할 때 멈출 수 있는 사람.



사랑은
감정의 크기로 증명되지 않는다.
사랑은
그 감정을 어떻게 다뤘는지로 남는다.


감정의 파도를 조절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상대를 잃지 않으면서
나 자신도 잃지 않는 관계에 도착한다.


그게
관계를 오래 가게 만드는
가장 현실적인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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