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점멸

그렇게 점멸 (1) 10년 후

by 지수빈

다시 만나고픈 사람들이 있다.

내게 주어진 모든 것 전부 소멸하고

결국은 나조차 존재하지 못하여도

다시 만나서 사랑하고 싶은 사람.


어떤 길을 걸어왔던가

돌이키지 않아야 하루 견뎌지는데

때로 왔던 길 되새기며

한 발자국 내딛는 순간

발 끝 스치던 날씨

구태여 간직하고

뒤돌아보면 생각나는 사람들

더 사랑하지 못하고 보낸 이들

지금 더 사랑하지 못하는 이들

그렇게 점멸하듯 우수수

찰나를 스치는 기억들 얼굴들


그 길 위에 지키지 못한이여

나 당신을 얼마나 지키고자 하였는지.

여기 달이 된 당신,

달빛 마주 걸으며 그때 하지 못한 고백을.

사랑했던 이여.

나 왜 가볍지 못하였는지

그때 왜 당신과 같이 살겠노라

말하지 못하였는지


섬광처럼 번쩍이며

우수수 쏟아지는 기억들

그렇게 점멸되며 하얗게 번지는

사랑했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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