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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아 Dec 21. 2023

스쳐가는 기회와 짧은 망설임 3

5. 대학 생활 _ (5-3) 선배가 되어 알려주는 학교 생활

[인스타툰 스크립트]

2023/12/21 업로드


5-(5-3) 스쳐가는 기회와 짧은 망설임 _ 선배가 되어 알려주는 학교 생활


1학년 겨울방학. 나는 새 학년을 맞이하기 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기획단에 들어갔다. 오티 기획단은 두 팀으로 구성됐는데, 축제 기획단에서 했던 경험과 다른 경험을 해보고 싶어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 팀에서 활동했다.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팀과 영상 제작 및 홍보팀으로 나눠진 오티기획단.)


그렇게 계속해서 바쁘게 살았던 이유는 다양한 경험이 곧 생각의 폭을 결정한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빈아_'더 성장하고 싶습니다!'

(오티 기획단 면접을 보고 있는 빈아.)


팀 내에서 나의 주요 역할은 서기였다. 행사 기획에 있어 회의 내용을 기록하는 건 정말 중요했기에 빠짐없이 기록하기 위해 노력했다.

(회의 중인 오티 기획단. 빈아가 노트북으로 회의록을 기록하고 있다.)


그렇게 몇 달간의 준비를 이어가며 우리는 신입생을 위해 다양한 것들을 기획하고 준비했다. 그리고 3일에 걸쳐 진행된 행사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가이드북 제작, 스탬프 투어 및 미션 기획, 춤 연습을 하고 있는 기획단.)


학생회, 축제 기획단, 봉사활동, 동아리 활동, 학교 생활 등 짧고 굵었던 1학년 시절 나의 모든 경험이 잘 다듬어져서 필요한 곳에 쓰이는 값진 순간이었다.

(빈아가 후배들을 큰 나무로 인도하고 있다. 그 나무엔 '학교 생활'이라고 적힌 팻말이 있다. 이전에 빈아가 심어놓은 나무가 어느덧 크게 자라 있는 것이다.)


오티 기획단을 하면서 얻은 건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부분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에 대한 깨달음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함께한 사람들이었다.

(빈아를 따라가는 후배들.)


다른 학과, 다른 학번이 모여 하나의 행사를 위해 달렸으니, 우리끼리 끈끈하지 않을 수가 없었고 각자가 크게 성장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뒤로 기획 단원들이 보이고, 빈아와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신입생의 입장에서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궁금한지 누구보다 잘 알았고, 다정한 선배가 있다는 것만으로 어색한 그날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도 잘 알았기 때문에 우리의 애정을 곳곳에 섞어 넣으며 그 마음을 다 반영하려 애썼다.

(나무 그늘 아래에서 후배의 손을 잡고 미소 짓는 빈아.)


후배들이 만족스러웠는진 모르겠지만, 나중에 내가 그날 무대에서 춤췄던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고 말하면 다들 놀라면서 기뻐해줬더랬다. 바쁘게 사는 선배는 늘 멋진 법이었으니까.

빈아_'너도 좋은 선배가 되길 바라.'

(후배에게 말하고 있는 빈아.)


 바쁜 1학년을 보내고 맞이한 겨울방학. 나는 2018년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기획단(이하 오티 기획단)에 지원했고,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 팀에 들어가 약 두 달간 또 바쁘게 보냈다. 그렇게 계속해서 바쁜 생활을 했던 이유는 이전부터 가지고 있던 가치관 때문이었는데, 다양한 경험을 할수록 생각의 폭이 넓어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게 다 내가 원하는 것을 행할 때 여기저기서 쓰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성장에 대한 욕구도 한몫했다.


 팀 내에서 나의 주요 역할은 회의록을 기록하는 서기였다. 이런 행사 기획 및 실행에 있어 기록이 무엇보다 중요했기에 회의 내용을 빠짐없이 꼼꼼히 기록하려고 노력했다. 흘러가듯 얘기하는 것들도 다 아이디어가 될 수 있고 소중한 의견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때의 회의록들에 우리의 피땀눈물이 다 담겨있어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보관하는 중이다.


 우리 학번까지만 해도 오티는 외부로 나가서 몇 박 며칠 다 같이 함께 보냈었는데, 그 이후부터 장소가 학교로 바뀌면서 단과대별로 나눠서 단일씩 3일에 걸쳐 진행되었다. 그래서 신입생들은 그날 아침 일찍부터 학교에 모여 저녁까지 알차게 즐기다 가는 건데, 그 전체 행사 기획에 우리 오티 기획단이 참여했다. 우리, 신입생의 선배들로 구성된 오티 기획단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각종 교육 프로그램 및 설명회를 제외하고 모든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신입생을 위한 학교 가이드북 제작부터 당일 진행될 스탬프 투어 및 미션들을 기획했고, 댄스 연습실을 빌려 공연 준비도 했다. 내 기억으론 그때 3곡 정도 준비했던 것 같다. 중고등학교 때 장기자랑을 몇 번 나갔어서 크게 두려움 없이 참여했고, 행사 당일, 앞으로 학교 후배가 될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추며 떨리기도 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큰 호응을 받아서 더 신나게 췄던 기억이 난다.


 오티 기획단을 하면서 같은 팀 사람들과 가족보다 더 많이 만나며 얘기를 나눴다 보니 행사가 끝나고 나서도 친하게 지냈었다. 특히 나는 그때도 신입생을 막 벗어난 2학년이었기에 선배언니들의 예쁨을 받으며 학교생활을 더욱 다채롭게 꾸려나갈 수 있었다. 다 다른 학과, 다른 학번이 모여 하나의 행사를 위해 달렸으니, 성장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때 기억 중 가장 아쉬웠던 걸 꼽으라면, 며칠 동안 고생해서 만든 가이드북이 그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학교 측의 최종 수정을 거치면서 우리의 디자인 의도가 많이 바뀌었다. 뒷부분에 우리 기획단의 이름이 들어가긴 했지만 그걸 우리가 만들었다고 할 수 없었다. 심지어 내 이름은 오타까지 나서 그렇게 안타까울 수가 없었다.


 그래도 학생회, 축제 기획단, 봉사활동, 동아리 활동, 학교 생활 등 짧고 굵었던 1학년 시절 나의 모든 경험이 잘 다듬어져서 필요한 곳에 쓰였다. 신입생의 입장에서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궁금한지 누구보다 잘 알았고, 다정한 선배가 있다는 것만으로 어색한 그날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도 잘 알았기 때문에 나의 애정을 곳곳에 섞어 넣으며 그 마음을 다 반영하려 애썼다. 후배들이 만족스러웠는진 모르겠지만, 나중에 내가 그날 무대에서 춤췄던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고 말하면 다들 놀라면서 기뻐해줬더랬다. 바쁘게 사는 선배는 늘 멋진 법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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