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아가 칠판에 '잘 자기', '잘 먹기'를 적어 놨고, 백야가 그 아래 '잘 씻기'를 적는다.)
빈아_맞아! 그럼 잘 씻는다는 건 뭘까?
백야_나는 살면서 가장 많이 만나는 존재가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해. 그런 스스로의 청결을 유지하는 건 매일 깨끗한 나와 동고동락하는 거지. 뭐든 시작하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면서, 그래서 뭐든 할 수 있는 준비자세이기도 해.
(샤워하고 나온 빈아가 '아 개운해~'라고 말한다. 흐뭇한 뒷모습.)
백야_씻는 걸 잘하려면 우선 자기에게 맞는 패턴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하는데, 숙면을 위해 저녁에 샤워하는 편인지, 아침에 샤워를 할 정도로 여유롭게 준비하는 편인지, 어떤 성분의 화장품을 사용해야 하는 피부 타입인지 등을 잘 알고 있어야겠지.
(백야의 갓털 부분에 의미, 시간, 피부 타입의 단어 카드가 붙어 있다.)
빈아_나는 아무리 귀찮아도 아침, 점심, 저녁으로 양치질은 정말 열심히 하는 편이야. 지금 치아 교정을 하고 있어서 더 신경 쓰고 있어. 그리고 피부가 약한 편이라 땀을 많이 흘린 날엔 꼭 샤워를 해주고, 그렇지 않은 날이 많은 겨울에도 적어도 이틀에 한 번은 샤워를 해줘.
(양치질을 하는 빈아 정면.)
빈아_특히 나는 아침, 저녁으로 하루에 두 번 샤워를 하고 싶어도 그렇게 하면 피부가 더 약해져서 안 돼.
백야_성분이 순한 로션을 쓰던데, 네 피부에 잘 맞게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거였구나.
(로션을 손에 짜는 빈아의 손 클로즈업.)
빈아_응! 어릴 때부터 주기도 이유도 명확하지 않은 피부염이 일어났다가 가라앉았다가를 반복할 정도로 선천적으로 피부가 약한 편이긴 해. 예전에 화장품 한번 잘 못 사용했다가 큰일 난 적도 몇 번 있었거든.
(빈아가 바닥에 엎드려 있다. '피부염이 또 도졌군. 며칠 동안 군것질을 많이 하긴 했어.'라고 말하며 속상해한다.)
백야_샤워 타월도 안 쓰던데, 그것도 자극 줄이기 위해서 그런 거야?
빈아_그것도 그건데, 그게 자주 갈아주지 않으면 세균이 잘 번식한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나는 오래전부터 손으로 충분히 거품을 내서 씻고 있어.
백야_그렇구나.
(손으로 거품을 내서 몸을 씻고 있는 빈아.)
백야_나는 우울이 수용성이라는 말을 듣고 나서 네가 의식적으로 더 잘 씻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서 보기 좋더라.
빈아_잘 씻는 건 시작을 위한 준비이기도 하지만 회복을 위한 치료임과 동시에 유종의 끝맺음이기도 한 것 같아. 오늘도 미지근한 물로 세안을 해볼까?
(칠판 앞에 마주 앉아있는 빈아와 백야.)
빈아가 잘 씻는 법
1) 씻는 것에 의미 부여하기 - 빈아에게 씻기란 준비, 회복, 끝맺음! 나는 나와 가장 자주 붙어 있다는 걸 기억해요
2) 부지런히 양치질 - 가방에 치약, 칫솔 세트는 필수
3) 약한 피부를 위해 순한 제품 사용하기 - 욕실을 친환경 제품으로만 구성하는 그날까지
4) 힘든 하루였다면 곧장 샤워하기! - 우울은 수용성이랍니다
5) 미지근한 물에 씻기 - 사시사철 따뜻한 물로 샤워하다가 요즘은 샤워 시간 중 절반은 미지근한 물을 사용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