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28 업로드
불안을 잠재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빈아가 백야를 안은 채 뒤 돌아 앉아있다.)
불안하게 하는 요소를 해치우는 것이다.
백야_아무도 대신해주지 않아.
빈아_나도 알아.
(빈아 옆모습 클로즈업.)
최근 11개월간 일했던 곳에서 나와 실직자 신세가 됐는데, 그렇게 1달을 쉬었더니 불안이 슬슬 밀려오기 시작했다.
(통장을 바라보며 걱정 가득한 표정을 하고 있는 빈아.)
그래서 '안정적인 삶'에 대한 욕구를 해결하고자 '취업'을 선택했고, 취업을 하기 위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빈아_언제까지 아르바이트만 할 수는 없을 것 같아. 그건 나를 갈수록 불안하게 할 거야.
(세수를 하는 빈아.)
가장 먼저 한 일은 내가 해야 할 것을 정리한 후
(세수를 한 후 또렷해진 눈빛으로 TO DO LIST를 띄워보는 빈아.)
의지가 흐려지기 전에 저지르는 것이었다.
빈아_이미 있지만 한지 너무 오래됐으니까...
(마우스를 눌러 GTQ 자격증 시험 접수를 하는 빈아.)
그 도전에 딸려오는 생각들은 최대한 흐리게 놔두기로 했다.
빈아의 생각들_'이걸 활용하지 않는 직무로 갈 수도 있는데 시간 낭비일까' / '영어가 우선인데' / '예전에 해봤다 해도 독학으로 준비해도 괜찮을까' 등등
(차를 마시는 빈아. 불안하게 하는 생각들이 차의 뜨거운 김에 흐려진다.)
다시 취준생 라이프를 보낼 생각을 하니 막막해지긴 했지만
(차를 마시는 빈아의 옆모습. 조금은 두려운 표정.)
조금씩 조금씩 움직이자고 마음을 다잡으니 조급한 마음으로 빠르게 가보자는 마음 보다 다시 오지 않을 지금도 소중히 여기며 그저 내 할 일을 해내자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빈아_하기 싫어도 할 건 해야 하니까!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컵 클로즈업. 차가 반 정도 남아있다.)
(25/02/24 기록) 어젯밤에 '내일 일어나면 블로그 먼저 써야지'하고 잠들었던 덕분인지 따뜻한 이불 속에서 보고 있던 핸드폰을 내려놓고 차를 하나 우려놓은 채 노트북 앞에 앉았다.
실업자가 된 지 한 달이 지났는데, 내 기준 오래 쉰 거라 슬슬 불안이 몸을 지배하려고 해서 어제부터 '불안 잠재우기용' 꿈틀거림을 시작했다. 내가 어떤 분야의 어떤 직무로 갈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인스타툰을 한다고 실무에 손을 놓은지 좀 돼서 자격증을 갱신하며 그 감각을 다시 익히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3월에 있는 GTQ, GTQi 자격증 시험을 접수했고, 남은 한 달 동안 독학으로 시험 준비를 할 예정이다. 누구는 이때가 다시 오지 않으니 더 쉬고 놀라고 하지만 그게 내가 제일 못하는 것임을 스스로가 잘 알고 있다. 뭐라도 계획을 세워놔야 밤에 잠을 잘 수 있다.
그리고 나의 오랜 숙제였던 영어를, 잠시 놓았던 그것을 다시 잡아보고자 했는데 모르는 새 토익 응시료가 5만 원이 넘어있었다. 한 달에 두 번 보면 10만 원이 날아가는데, 3월에 보면 그 돈을 다 날리겠구나 싶어 일단 4월에 있는 시험을 접수할 예정이다. 그리고 아무리 놀지 못하는 나도 자신 없는 과목엔 워밍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GTQ 시험 전까진 단어만 사부작사부작 외우면서 불안해서 타고 있는 이 마음의 급한 불만 끌 생각이다.
이렇게 취업을 하기로 마음을 바꾼 건 '안정적인 삶'에 대한 욕구가 커졌기 때문이다. 인스타툰을 하면서 그걸 하기 위한 생계수단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내보자 했지만 나이가 찰수록 나를 알바로 써주는 데가 점점 줄어들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최근 했던 일이 주 5일 근무였어서 일을 하면서도 충분히 작업을 병행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지금 사는 곳에서 빨리 나가 나만의 집을 얻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서 그 불안도 빨리 잠재우기 위함이다. 취업을 하면 그 시기가 더 가까워지는 건 확실하니까.
여기서 잠시, 나의 2월을 돌아보면...
갑자기 사고가 난 친구 병문안을 다녀왔고, 결혼을 한 친구의 집들이도 다녀왔다. 그리고 길고 긴 치아교정 생활이 끝나 유지 장치를 받았고(내 30만 원..), 처음으로 실업 급여라는 걸 신청해 1차로 8일분의 돈을 받았다(내가 낸 세금이니 돌려받았다 하자). 남자친구와는 어느덧 200일을 맞이했고, 초등학교 때 가보고 안 가본 경주를 다녀왔다. 저 멀리서 점점 가까워지는 첨성대를 보는데 15년 동안 보지 못했던 친구를 다시 만난 것처럼 무척이나 반가웠다. 어제는 나에게 다시 움직일 수밖에 없는 강제성을 살짝 부여하기 위해 GTQ 시험을 접수했고, 내일은 한국무용 마지막 수업이 예정되어 있다. 집, 직장, 취미 중 직장 다음으로 두 번째 이별이다.
알바든 뭐든 일을 한 기간은 짧지 않은데 독립을 하고 나니 모아둔 돈도 다 떨어져가서 불안함이 더 커진 것도 있다. 나 하나 먹여 살리는데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필요함을 느끼면서 작업도 여유가 있어야 하지, 싶은 생각도 들고. 그래도 추운 겨울을 두 번이나 잘 보냈다.
취업을 하게 되면, 새로운 집을 구하게 되면, 하고 미뤄뒀던 일들이 너무 하고 싶어지는 시기가 왔다. 그래서 나는 취업을 해야 하고, 얼마나 걸릴진 모르겠지만, 그렇게 해서 들어간 회사가 나와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26 ~ 28살인 지금으로썬 최선의 선택일 것이다. 불안해하지 말고 그냥 계속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