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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아 Sep 28. 2023

적성과 취향의 발견 3

5. 대학 생활 _ (1-3) 처음 만든 한복

[인스타툰 스크립트]

2023/09/28 업로드


5-(1-3) 적성과 취향의 발견 _ 처음 만든 한복


패션을 선택하고 한복을 좋아하게 된 그 모든 시간들이 이끌어 마주한 패션 전공생의 나날들.

(대학생 빈아. 학교를 바라보고 서 있다. 봄바람, 벚꽃 등 새 학기가 시작되었음을 알려주는 배경.)


그 나날들 속에서 나는 끊임없이 나의 적성과 취향을 확인하고 성장시키며 오래도록 깊은 성취의 맛을 느꼈다.

(강의실에 들어가는 빈아.)


특히 처음으로 한복을 만들었던 때가 잊히지 않는데,

(교수님을 둘러싸고 있는 학생들과 빈아. 필기를 하고 있다.)


너도나도 노란 저고리에 다홍치마를 만들 동안 나는 내 취향의 색감 고집해 제작했었다.

(광장시장. 한복 원단을 고르고 있는 빈아.)


그래서 더 애착이 가는 작품이었고, '처음'이 주는 뿌듯함도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실습실. 원단을 자르고 있는 빈아.)


한복을 만들 때마다 한복에 쓰이는 원단들의 촉감이 참 좋았는데, 그 촉감과 색감이 서로를 살려주며 품격 있는 실루엣이 완성되는 과정을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

(완성된 한복을 보며 뿌듯해하는 빈아.)


그리고 그걸 내 손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은 정말 큰 기쁨을 주었다.

(빈아가 만든 한복.)


'역시 나는 한복을 좋아했어.', '그래, 옷 만드는 게 진짜 내가 좋아하는 일이었어!'

(한복을 만지작 거리는 빈아.)


'좋아하길 잘했어.'

(그 한복을 꼭 껴안으며 웃고 있다.)


 패션 전공 수업을 듣게 되면 치마, 바지, 셔츠, 재킷 등 우리가 입는 옷의 기본이 되는 형태의 옷들을 만들게 되는데, 그래서 그렇게 만든 옷을 평소에 입고 다니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그걸 알아야 변형의 과정을 거쳐 나만의 디자인을 창작할 수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과정이 아무리 힘들어도 종강과 동시에 작품이 하나씩 탄생하는 걸 보면 그 모든 게 충분히 미화돼서 계속 다음 걸 만들고 싶어 진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미화를 넘어 감동을 받았던 수업들이 몇 개 있었는데, 정말 기대하고 들었던, 그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배움의 기쁨을 느꼈던 첫 한복 실습수업이 그랬다. 내가 처음으로 수강한 한복 실습수업은 여자 아이의 한복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렇게 재료를 사기 위해 찾아갔던 광장시장. 수많은 한복집이 빼곡히 자리하고 있던 그곳에서 저고리의 바탕색과 깃, 끝동, 고름에 들어가는 배색, 그리고 치마의 색, 이렇게 3가지를 골라야 했는데, 예전부터 흰색 저고리에 파란 치마를 만들고 싶어서 이에 어울리는 배색감만 찾으면 되었다. 그때 파란 치마와 어울리는 자주색이 눈에 들어왔고, 주인분께 색 조합이 괜찮은지 여쭤봤더니 참 잘 골랐다고 해주셨다. 그렇게 흰색 저고리에 파란 치마, 자주색 배색의 한복이 결정되었다.


 눈으로 보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만들어보면서 한복에 대해 더 깊게 알고 싶었기 때문에 원단을 고르는 것부터 패턴을 따라 재단하고 그렇게 재단한 천을 봉제하며 연결하는, 그래서 하나의 옷이 탄생하는 그 모든 과정이 내게 특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아무리 작은 크기의 한복이라도 그렇게 바라던 것이었기에 만든다는 것 자체로 설렘과 부담을 동시에 느끼긴 했다. 좋아하는 복식이라 더 욕심이 났던 것도 있고. 그래서 더욱 제대로 배우고 익혀서 혼자서도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고 싶었다. 그리고 그렇게 세상에 하나뿐인 한복을 제작하고 나서 나는 한복을 더 좋아하게 됐다.


 완성된 작품을 보고 굉장히 뭉클했던 기억이 난다. 스스로가 너무 대견하기도 했고 생각보다 훨씬 예뻤다. 한복의 촉감과 색감이 서로를 살려주었고 그 형태가 참 품격 있었다. 이렇게 미적으로 뛰어난 복식이 세상에 또 있을까. 첫 한복에 후회를 남기기 싫어서 꼼꼼히 완성도 있게 만들어서 그런지 진짜 아는 어린아이가 있다면 선물해 주고 싶을 정도였다. 그걸 입고 좋아하는 누군가를 보고 싶기도 했고.


 첫 한복과 함께 남은 건 옷, 한복을 좋아하길 잘했다는 확신이었다. 즐겁게 배움의 과정을 밟고, 완성품으로부터 뿌듯함을 얻는 게 얼마나 값지고 소중한 경험인지 해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나는 그걸 온전히 다 느끼며 자랄 수 있었다.


 역시, 좋아하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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