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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아 Oct 13. 2023

이상적인 배움 1

5. 대학 생활 _ (2-1) 특별한 우리말/순우리말을 믿었던 비전문가

[인스타툰 스크립트]

2023/10/12 업로드


5-(2-1-1) 이상적인 배움 _ 특별한 우리말


대학 입학을 기다리던 시기, 내 머릿속엔 '대학 강의'하면 떠오르는 아주 이상적인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책상에 턱을 괴고 앉아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한 빈아.)


지적인 탐구를 열망하는 학생들과 그들의 신뢰를 온전히 받으며 쌓아온 지식을 나누는 교수님. 그래서 필기보다 아이컨택을 택하는 우리들.

(빈아의 상상. 즐겁게 수업 듣는 학생들과 열심히 가르치는 교수님.)


그래서 지금도 잊지 못하는 교양 수업시간이 하나 있는데, 1학년 때 들었던 '사고와 표현'이라는 강좌였다.

(교수님이 빔프로젝터로 PPT를 열어 수업을 하고 있다.)


'순우리말... 특별해 보이나요?' 교수님이 던지신 이 한마디로부터 내가 꿈꾸던 배움의 현장이 실현됐기 때문이다.

(질문을 듣고 놀란 빈아.)


우리는 순우리말에 특별함을 느낀다. 그래서 특별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을 때 자주 활용하곤 한다.

(순우리말을 검색한 인터넷 화면.)


그런데, 순우리말이라고 하는 것들이 말 그대로 순수 우리말이라는 것에 대한 근거를 찾아본 적이 있는가. 나는 진정으로 그것들이 근거 있는 순우리말인지 궁금해한 적이 없었다.

(그 단어들을 검색하고 있는 과거 빈아의 뒷모습. 그 모습을 바라보는 수업 시간의 빈아.)


교수님은 인터넷에 올라온 순우리말의 대부분 근본 없는 말 경우가 많다고 하셨다.

(교수님이 설명을 하고 있다.)


생각해 보니 진짜 있는 말인지, 진짜 순우리말인지에 대해 논리적이고 정확한 근거를 댈 수 없다면 그 말은 '순'우리말이라 칭할 수 없을 것임이 당연했다. / - 다음 편에 이어서

(순우리말들.)



[인스타툰 스크립트]

2023/10/13 업로드


5-(2-1-2) 이상적인 배움 _ 순우리말을 믿었던 비전문가


-전 편에 이어서 / 우리에게 냉철한 질문을 던지셨던 교수님은 첫 수업 때부터 편협하게 자리 잡은 우리의 시각을 바로잡으려 하셨다.

(교양 수업 시간. 교수님이 인사를 한다.)


'여러분에게 창의력을 요구하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설명하는 교수님 전신, 정면.)


'창의력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을 생각해 내는 것인데, 그러려면 기존에 무엇이 있는지 잘 알아야 해요.'

(교수님 클로즈업, 측면.)


'이미 세상에 나와있는 것들을 찾아보는 것만 해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겁니다.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정도로 말이죠.'

(검지 손가락을 들고 설명을 이어가는 교수님. 위를 바라보는 모습.)


'그러니 여러분은 '전문가'도 어려운 일을 강요받고 있음을 알아야 해요.

(설명을 듣는 빈아. 고개를 끄덕인다.)


는 어릴적 순우리말을 활용한 디자인을 시도해본 적이 있었다.

(타이포그래피를 옷에 입히며 드로잉을 하고 있는 빈아.)


그 디자인의 목적은 한글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의 느낌을 옷이라는 매개체에 담아 사람들에게 뜻을 전하기 위함이었다.

(그림을 위로 들고 바라보는 빈아.)


그러면서 정작 순우리말의 근본을 찾아본 적이 없었다. 기존에 무엇이 있는지 몰랐기에 내 의도와는 달리 근본 없는 단어를 디자인에 이용할 뻔했다.

(다시 수업시간. 텅 빈 책상을 바라보는 빈아.)


교수님은 그렇게 우리를 여러 번 깨워주셨고 출처와 근본을 따지는 집요함을 선물해 주셨다. 아주 이상적인 배움의 현장이었다.

(교수님이 우리를 팔로 감싸 안고 있다. 그 안에서 날개를 달고 날아오르는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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