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30_저녁 7시 25분
어제오늘 연속으로 큰 무지개를 봤다. 진짜 큰 무지개가 퇴근길을 맞이했다. 넋을 놓고 보다가 슌님의 인스타툰이 떠올랐다. 모두가 멈춰서 바라보던 곳에 무지개가 있었고, 사람들이 무지개를 통해 무언가를 그리워하는 듯해 보였다는 내용이었다. 무지개를 보며 기뻐했던 어린 시절같이 까맣게 잊고 있던 찬란한 과거를.
언제 처음 무지개를 봤는지, 봤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무지개는 왠지 모르게 과거를 회상하게 하는 힘이 있다. 빨주노초파남보의, 빛이 만들어 낸 알록달록한 스펙트럼이 이끄는 언젠가로 떠나며 아련히 추억에 젖게 된다. 심지어 어제는 쌍무지개를 봤다. 큰 무지개 옆에 더 큰 무지개가 살짝 흐릿하게 보였다. 금세 사라져 버릴 신기루의 형체가 영원히 있어 주길 살짝 기대하면서도 그렇기에 소중한 것이겠지, 했다.
내일 드디어 쉬는 날이다. 인스타툰 작업도 하고 글도 써야 하지만 일거리는 없다. 오직 생계형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니 가끔 무료해질 때가 있는데, 그래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게 어딘가 싶다. 다른 아르바이트는 천천히 구할 생각이다. 엄마와 싸우고 무턱대고 새 일자리를 찾아봤지만, 일단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만큼 원래의 내 삶에 다시 집중해 보려 한다. 일하고 쓰고 읽고 그리는, 사유하고 고민하고 사색하는. 아름답고도 현실적인 나의 20대가 얼마 남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는 만큼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고 나도 소중히 대해야지. 내일은 잘 먹고 잘 자고 뭐든 잘하자. 일상 회복 D-1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