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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부분 Aug 07. 2018

나에게 호불호가 어려운 이유

호, 불호

나에게 호불호가 어려운 이유

좋아한다, 좋아하지 않는다. 좋아한다는 말은 곧잘 하지만 싫어한다는 말은 왜인지 잘 하지 않게 된다. 싫음을 표현할 때 나는 싫다고 이야기하는 대신 눈을 슬금슬금 피하며 음, 좀 어려워. 하고 말하곤 한다.


사람이나 물건을 보고 바로 호불호를 이야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내가 보고 있는 면은 이렇지만 저런 면도, 또 그런 면도 있을 테니까. 그래서 항상 조심스럽다. 만약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오면 ‘다른 상황에는 어떨지 몰라도’의 전제를 붙인 채 지금 이 상황에는 이게 더 좋네, 하고 생각한다.


좋고 싫음은 맞다 틀리다와 다르기에 마구 표현해도 좋은 것이지만, 호불호에 설득력 있는 근거가 생기는 순간 이는 맞다 틀리다가 된다. 맞고 틀린 일들도 필요하지만, 어쩌면 나에게 호불호가 어려운 이유는 그것이 자꾸 그렇게 선을 긋고 벽을 만들어서 마침내 넘어가지 못하게 될까 하는 기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세상이 검은색과 흰색이면 뭐가 어때서, 하고 물으면 또 할 말이 없지만.


물론 이렇게 미적지근한 나의 호불호에도 예외는 있다. 추운 건, 정말 싫다. 요즘처럼 습하고 흐물흐물한 공기 속에 있으면서도 추운 것보다는 서른두 배 정도 낫다고 생각하니. 그렇지만 너무 많이 더워버리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역시 제일인 건, 보통의 온도일까. 



보통은 인스타그램에서도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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