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란수, 이은실. 18년 4월
2018년 4월 15일 instagram(bincent.kim) 작성
sns에 그림에 대한 메모를 남겨보라는 친구의 조언이 무색해질만큼 작심삼일이 되어버린 포스팅을 최근 전시로 무마한다.
친한 회사 후배와 더러운 회사 생활 속에 한 줄기 빛이라도 찾아보자는 심정으로 점심시간을 빌려 허겁지겁 찾은 전시.
촉박한 시간에 허겁지겁 찾은 것이지만 사실 이 전시를 며칠 전부터 눈여겨 보고 있었다. 제목과 내용이 나에게 많이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언젠가부터 2를 좋아하게 되었다. 2, 둘, 양면성, 앞과 뒤, 안과 밖, 꿈과 현실, 남과 여, 선과 악처럼 세상은 둘로 표현될 수 있는 것이 많다. 흑백논리의 관점이라기 보다는 그 둘 사이에 회색으로 녹아있는 것들도 세상을, 나 자신을 다양하고 아름답게, 이중적이고 비열하게, 그래서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전시해설의 노자도 “있음과 없음은 서로 어우러져 생기고, 어려움과 쉬움은 서로 완성된다. 길고 짧음은 서로 비교되는 것이고, 높고 낮음 또한 서로 기울어져지며, 소리와 소리 역시 서로 어우러지고, 앞과 뒤도 또한 서로 따른다.”고 한다.
그래서 앞모습을 그리는 작가, 뒷모습을 그리는 작가의 2인전은 굉장히 직접 가서 뜯어보고 싶은 전시였다.
직접 작품을 보았을 때는 기대와는 달랐다. 뒷모습에서 느껴질 줄 알았던 가슴을 저미는 쓸쓸함이나 평소에는 익숙하지 않은 뒷모습에서 느껴지는 내면의 솔직함이 쉽게 느껴지지 않았다. 조악한 전시 환경이나 옆에서 곤히 낮잠을 자고 있는 직원때문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든 게 많고 어려운 전시에 오히려 익숙해진 탓일까. 철학적 사유가 가득하고 도대체 무슨 얘기인지 못 알아들어야만 좋은 작품을 보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지만 다소 일차원적 내용에 큰 재미가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평일 오후 잠깐의 기분 전환은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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