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것이 먼저 올지 알 수가 없다. 엘리베이터도. 삶도.
엘리베이터 앞에서 서성이는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아주 평범한 장면이다.
우리 사무실이 있는 건물은 14층.
방만 140개 남짓 들어찬 규모지만
엘리베이터는 고작 두 대다.
보통 이 정도면
홀수층·짝수층을 나눠 운행하기 마련인데
이 건물은 두 대가 전 층을 함께 다닌다.
한쪽이 멈추면 다른 쪽은 건너뛰는,
묘한 규칙을 가진 채.
오늘 아침도 1층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 두 대가 동시에 14층에서 출발했다.
사람들은 직감대로 줄을 나눠 섰다.
나도 어느 쪽에 설지 잠시 망설였다.
1호기가 13층에 멈춘다.
2호기는 그대로 질주하다 8층에서 멈춘다.
순간 나는 2호기 쪽으로 발을 옮겼다.
그런데 예기치 않게,
2호기가 3층에서 오래 머문다.
뒤늦게 출발한 1호기는
10층, 9층, 8층… 순식간에 추월해
곧장 1층에 도착한다.
문이 열리고,
나는 잘못 선 줄 탓에 다음 차를 기다려야 했다.
그 순간 문득, 생각이 스친다.
고작 두 대의 엘리베이터.
15층 남짓한 건물.
단순한 구조 같지만
결과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았다.
층마다 멈춤이 생기고,
뜻밖의 변수가 끼어들고,
예상은 순식간에 빗나간다.
삶도 그럴 것이다.
우리는 늘 계산하고 가늠하지만
누가 앞설지, 언제 도착할지는
끝내 알 수 없는 일.
물론, 큰 문제는 아니다.
엘리베이터 한 번 놓쳤다고
삶이 무너지는 건 아니니까.
길어야 몇 분 차이다.
그래봐야 몇 년 차이.
그래봐야 몇 원 차이.
그래봐야, ( ) 차이.
p.s. 재판가야되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지면 어쩌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