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3종] 약점에서 발견한 자신감

2025. 06. 07. 토요일

새벽 5시, 창밖이 아직 어둑하다. 이른 아침의 고요함 속에서 나는 잠시 침대 위에 앉아 몸을 가만히 느껴본다. 하루를 시작하는 이 고요한 순간은 내게 깊은 성찰의 시간이기도 하다. 과거 운동이라면 멀리했던 내가 이제는 트라이애슬론을 통해 삶의 의미와 자신감을 찾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이번 주말, 다시 아이언맨 고성 대회에 출전한다. 2년 전 처음 이 대회를 준비할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밀양시 상남면 인근 자전거 도로에서 처음 훈련했을 때의 그 고통. 사이클 90km를 타고 이어진 러닝은 너무나도 힘들었다. 당시 체력이 부족해 가장 늦게 훈련을 마쳤고, 나를 기다리던 동료들은 지쳐 결국 나를 두고 먼저 식사를 하러 가야만 했다. 그때의 고통스러웠던 기억은 지금 생각해도 생생하지만, 덕분에 첫 고성 대회를 무사히 완주할 수 있었다. 시간이 흐르니 그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오히려 내 성장의 원동력이 되었다.


어제는 다시 그곳에서 대회 전 마지막 훈련을 했다. 공식적인 훈련장은 아니지만 우리에게는 익숙한 곳이다. 송정 해변에서 바다 수영을 하는 것처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사이클을 타는 우리만의 비공식 훈련 장소다. 걱정과 달리 결과는 좋았다. 몸은 예전처럼 무겁지 않았다. 그동안의 일상 속에서 매일 조금씩 해온 운동 덕분이었다. 매일 아침 조금씩이라도 수영, 러닝, 사이클을 하고 저녁마다 근력 운동까지 더하며 꾸준히 나를 단련했다. 혼자 꾸준히 해온 이 작은 노력들이 모여 커다란 자신감을 만들어준 것이다.


내가 트라이애슬론을 통해 얻은 것은 단순한 체력 이상의 것이었다. 그것은 바로 '자존감'이다. 삶 속에서 내가 가장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부분, 가장 자신 없었던 부분을 직면하고 극복하면서 자존감이 크게 높아졌다. 내가 나 자신을 신뢰하게 되었고,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내 몸 하나로 버텨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 것이다.


트라이애슬론을 시작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친구인 장코치를 만난 것이었다. 그와의 인연은 단지 운동을 함께하는 것을 넘어 삶의 빈 공간을 채워주는 소중한 관계로 발전했다. 때론 다투기도 했지만,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이제는 가족보다 더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이 만남은 내 삶에서 운동 이상의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사람은 누구나 약점을 가지고 있다. 나 역시 내 약점인 운동과 체력을 인정하고, 그것을 채워나가는 과정을 선택했다. 그 과정에서 만난 고통과 어려움은 내가 성장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였다. 어제 훈련 후 느꼈던 그 기분 좋은 피로감과 함께 찾아온 뿌듯함은, 결국 약점과 정면으로 맞설 때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삶에서 약점을 직시하고 극복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신감을 얻는 길이 아닐까. 이제 나는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보다 매일 조금씩 내 약점을 이겨내는 일상 자체가 더 소중하고 의미 있다는 것을 안다. 이것이 트라이애슬론이 내게 준 가장 큰 가르침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철인3종]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