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회복.. 그리고 뒤늦은 글쓰기

육체적인 회복. 정신적인 회복. 그 첫번째 발걸음.

0.

2025. 6. 15. 2년만에 아이언맨 70.3. 고성대회에 참가했다.

언제나처럼 대회가 임박할 수록 업무량이 급증하는 징크스에 시달렸고

훈련도, 체중감량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였다.

'어떻게든 완주만 하자'라는 마음이었는데, 어찌어찌 목표는 달성할 수 있었다.

다만 순위를 따지자면 내가 '꼴지'였던 것 같은데

그 덕분에 과분할 정도의 응원을 받았다 (여기에 대해서는 시간날 때 다시 작성해볼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1.

대회를 마치고 다음 날, 씩씩하게 출근을 했다.

피곤하긴 했지만 그럭저럭 버틸만하다는 느낌이었다.

아. 그런데 왼쪽 귀가 '멍'하다. 마치 귀에 물이 들어간 것 마냥.

바다수영을 1.9k나 했었고, 고성 앞바다가 좀 흙탕물이어서 그런가? 하면서

좀 있다 괜찮아지겠지..하면서 넘어갔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2.

귀의 멍함은 점점 심해졌고, 주변의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걸을 때 현기증이 느껴졌고, 속도 메스꺼웠다.

무엇보다도 신경이 칼끝처럼 날카로워져서 짜증이 자꾸 올라왔다.

병원에 갔더니 귀에 염증이 좀 있다고, 3일치의 약을 준다.

그런데 약을 먹어도 아무런 차도가 없다.

3일 후 다시 병원에 갔다. 염증 다 나았고 귀에 아무 이상이 없단다.

계속 귀가 멍하다고 하자 의사는 무슨 알러지 어쩌고 하더니 약을 또 준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또 차도가 없다. 환장할 노릇이었다.

증상은 더욱 심해져서 수면까지 방해받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3.

병원, 특히 큰 병원에 가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10일이 지나도록 왼쪽귀가 들리지 않으니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다.

인근에 좀 큰 병원으로 갔다. 예약하고 진료받는데 4일이 걸렸다.

그 의사도 첨에는 아무 이상이 없단다. 정말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결국 여러가지 검사를 해보기로 하고, 첫번째로 CT를 찍었는데

그제서야 의사의 눈이 번쩍이더라. '이거였네요'

'고막 안'에 중이염이 '매우' 심하다고 했다. 꽤 오래전 부터 있었던 것 같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최근 많이 악회되서 생성된 고름 혹은 분비물들이

고막안에서 요동을 치고 있었다고 한다.


4.

일단은 원인을 알게된 것이 너무 기뻤다. 말은 안했지만 꽤 불안했기 때문.

거의 10일 가까이 책도 보지 못했고, 글도 쓰지 못했다. 잠도 제대로 못잤다.

고막 뒤라서 즉시 뭔가 치료는 할 수 없고 결국 약을 쓰는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다만 사족이 붙었다. '근데, 저 부위는 약써도 잘 안 나을 수도 있어요'라고. 젠장.

다음 생각. 왜 앞선 병원에서는 이걸 발견못했을까? 라고 물었다.

그러자 의사선생은 여기는 CT같은거 안보면 발견하기 힘든 부위라서 그렇단다.

그 뒤로 청력검사도 하고(왼쪽귀의 청력이 상당히 떨어져 있었다) 자잘한 검사 몇 가지를 거친 후에

일단 약을 처방받고 매주 1회씩 정기적으로 진료 받는 걸로 일단은 마무리 되었다.


5.

중이염... 암이라던가 골절이라던가 이런 것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경미한 병이다.

다만 이 역시도 '병'이다보니 일상에 끼치는 불편함은 역시 존재하더라.

특히 나처럼 글쓰고 말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 한쪽 귀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은

생각외로 큰 불안감으로 다가왔다. 불안감은 나를 긴장시켰고, 긴장감은 나를 예민하게 했다.

예민함은 '짜증' 혹은 '버럭'으로 연결되는 듯 했다(실제로 그렇게 하진 않았지만 확실하게 느꼈다).

그래서 나이드신 분들이 '버럭'하시는 경우가 많은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앞으로 약을 지속적으로 먹고 관리를 해서 치료를 해 나가야겠지. 하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이런 일들은 반복될 거라 생각하니 왠지 좀 씁쓸하기도 하다.

결국은 받아들이고 적응해 나가겠지만 말이다.


6.

규칙적으로 글을 써보겠다고 결심하고 어느 온라인 모임에 가입했었다.

공교롭게도 대회 다음 날인 2025. 6. 16.부터 시작이었다.

하지만 이 글을 쓰는 2025. 7. 2.까지 나는 단 한편의 글도 올리지 못했다.

굳이 핑계를 대자면 '왼쪽 귀'의 '중이염' 때문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공개된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것에 약간의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참고로 과거 그로 인해 생각지도 못한 피해를 입었던 경험이 있다).



7.

하지만

7월이라는 새로운 달이 시작되고 있으니,

중이염도 조금씩 호전되고 있으니,

언제까지나 과거의 나쁜추억에 갇혀 있을 수도 없으니,

용기를 내어 이렇게 글을 시작해본다.



8.

오랫만에 글을 쓰니 뭔가 어색하고 이상하다.

뭐...쓰다보면 익숙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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