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같은 꿈을 꾸지 않는다.
늦은 오후, 작업실에서 그림을 마무리하고 있었다.
창문이 조금 열려 있었고 그 틈으로 가벼운 바람과 함께 낯선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고 아래를 보니 작은 고양이 한 마리가 조용히 앉아 있었다.
나를 올려다보는 눈이 낯설지 않았다.
그는 붓질을 멈추지 않은 채 말했다.
“고양이네.”
나는 그가 고양이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나도 동물을 좋아했다.
봄이라는 이름의 강아지를 키우고 있었다.
서로가 기르는 동물이 있었고,
그건 조금씩 우리 각자와 닮아 있었다.
“운 좋은 사람이야, 너는.”
나는 책상에 엎드리듯 턱을 괴고 말했다.
“왜.”
그가 물었다.
“네가 좋아하는 건 이렇게 찾아오잖아.
자기가 알아서.”
그는 어이없는 듯 웃었다.
“우연히 길을 잘못 든 거겠지.”
나는 창밖의 고양이를 불렀다.
조금 다가오더니 금세 돌아서 사라졌다.
“역시 고양이답네. 무심한 게 딱 너 같아.”
나는 볼을 부풀렸다.
그는 붓을 내려놓고 잠시 생각에 잠긴 뒤 말했다.
“봄이처럼 계속 붙어 있는 것도 피곤하긴 하지.”
봄이는 처음 그를 봤을 때부터
그의 무릎 위에 앉아 있었다.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나는 아무 말 없이 고양이가 사라진 쪽을 바라봤다.
그가 말했다.
“그래도 너한텐 그런 게 잘 어울려.”
그의 말은 다정했지만 이상하게 멀게 느껴졌다.
우리는 다시 각자의 그림을 그렸다.
창밖으로 사라진 고양이처럼,
무언가도 조용히 어긋난 채 지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