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지 않은 밤

우리는 같은 꿈을 꾸지 않는다.

by 바인

우리는 늘 조금 과하게 저녁을 먹었다.

그게 유일한 보상이었고, 하루의 끝이라는 표시 같았다.

기름진 음식, 달지도 쓰지도 않은 술.
입안에 뭔가 남은 채로 피곤하다는 말을 핑계 삼아 조금 더 서로의 시간을 붙잡았다.


그는 가끔 그림 외의 일을 했다.

그 일에서 돌아온 날이면 유독 말이 많았다.
"오늘은 그런 일이 있었고 그 사람 웃겼어. 또 어떤 사람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장단을 맞췄다.


내용은 금세 잊혔지만 말할 때의 얼굴만은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그때 만큼은 무심하던 얼굴이 아니었다.
그 밤의 우리는 조금 달랐다.


나는 듣는 사람이었고, 그는 말하는 사람이었고,
서로의 역할은 늘 그렇듯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이름을 부르지도 않았지만,
그날 우리는 오래도록 바라보고 있었다.
익숙한 침묵과 말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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