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혁 배우가 죽다.

이 눈부신 가을날에,

by 따따따

모 예능에서의 인간미 넘치는 모습이 아마도 이 배우의 진정성인것 같아서 조용하게 팬이었다.

그의 작품을 그다지 즐겨보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에게서 우러나오는 깊이 있고 진지한 태도에 저 사람 차암 양반이다 싶었다.

그런 그가 45세,너무나 젊고 푸르렀을 생을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비극적인 교통사고로 홀연히 마감했다.

사인에 대해 여러 설이 분분하지만 죽은 자는 말이 없고,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만이 진실이다.

그는 배우로서도 인간으로서도 꽤나 좋은 사람이었는지 연예계나 포털 댓글에서도 애도의 물결이 넘친다. 톱스타는 아니었지만 조용히 스미는 그의 진정성을 다들 알고 있었나보다.

일면식도 없는 그의 죽음이 애닯은 이유는 또 있다.

어제 오늘 날씨가 너무 좋다.

서늘하지만 공기는 깨끗하고 볕은 풍요롭다.

그래서 가을볕만큼이나 찬란했을 그의 생애가 더욱 쓸쓸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는 꽤 오래전 어제 오늘처럼 날씨가 부쩍 좋던 가을에 어떤 죽음을 겪었다.

언니의 남편,조카의 아버지 즉 형부의 죽음.

사실 그다지 환대받을 혼인이 아니었던터라 탐탁치않았고 평소 그의 행동이나 사는 형편에 가슴 한켠이 늘 아릿했는데,어느날 그 형부라는 사람이 죽었다는 연락을 받았다.몰랐던 지병이 있었고 사인은 심혈관계통 급성발작이었다. 사망진단서를 자세히 읽었던 기억이 난다.

죽은 자리를 목격했던 엄마는 그날의 공기에 아직도 진저리가 난다며 전까지 그리 아름답고 풍요로워 사랑했던 가을을 싫어하게 되었다.

갑갑했던 어느 낡은 지하 장례식장의 물에 잠긴듯한 우중충함, 곡소리,어린조카의 칭얼거림은 식장 바깥의 모두가 사랑하는 청량한 가을의 아름다움과는 몹시도 이질적인 것들이었다.
이 볕이 좋은 날에 떠난 연예인의 죽음에 그날의 기억이 투영되어 더욱 쓸쓸해지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때도 생각했지만 사람이 죽고 나면 문을 열고 들어올 일이 다시는 없다는게 가장 큰 충격이었다.

나는 형부를 결코 존경한 적도 친했던 적도 없었으나 불쌍한 인간이었다. 그래서 쓸쓸했다.

죽는다는 것은 너무 쓸쓸해. 그래서 슬프다.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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