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란 저녁볕이 건너편 아파트벽을 노랑노랑하게 물들이는걸 지켜보자니 고향의 늦가을이 생각난다.
이런 날 좋은 일요일은 종일 어느때나 좋다.
나는 주로 개와 다녔지만.
어쨌거나 촌동네의 이런 늦가을 날씨는 좋았다.
하늘도 푸르고 걷이가 끝나서 들에 사람도 적고.
개도 낮에는 늦가을볕에 털가죽이 달구어져 보드라운 머리통이 뜨뜻하고 저녁에는 찬 공기에 털가죽이 가라앉아서 두툼한 꼬리가 서늘했다.
노랑노랑한 저녁볕이 깔리면 저는 저대로 나는 나대로 집으로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