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샌 가끔 꽃순이가 꿈에 보인다.
꿈에선 항상 꽃순이가 죽었다는 걸 잊어버린다.
젊었을 적 힘이 넘쳤던 그 모습으로 나와 변함없이 산책을 한다. 고맙다.
겨울에는 추위를 나려고 꼬리까지 털이 찌기 때문에 암컷 같지 않게 몸집이 두둑해지곤 했다.
겉털 속털 빽빽한데 놀러나간 김에 거름더미에 한번 뒹굴기라도 하면 꾸질꾸질해진 털이 여름털처럼 빨리 청결해지가 않았다.
날씬하고 반들반들한 여름털도 좋았지만 겨울털을 입은 개의 든든함과 두둑함 푹푹함이 좋았다.
든든한 등가죽과 판판한 옆구리를 툭툭 쓸어주고 좋아하는 간식을 물려주면 나랑은 볼일이 끝났지.
꿈에서는 먹지도 짖지도 않고 그저 풀쩍풀쩍 뛰어다닐 뿐이지만 잠을 깨고 나서야 귀엽고 가엾고 반갑고 아릿하다.
개라는 한단어만 떠올려도 여전히 눈물이 후두둑 떨어진다. 그건 아무래도 참을수가 없다. 꾸질꾸질했던 겨울털과 발톱이 닳도록 부지런한 발바닥, 튼튼한 턱과 단단한 이빨, 따스하고 축축했던 혓바닥이 주는 그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