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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하라!

by 따따따

시어머니는 자주 나한테 전화를 한다.

그리고 100프로의 확률로 앞뒤 다 잘라먹고 'ㅇㅇ이(우리애)는 뭐하냐'고 하면 내가 알아서 영통할까요?라고 해드려야 된다.

아니 그냥 본인이 바로 영통을 때리시든가 하면 될 일이다.

남편은 엄마가 조심스러우니 그렇게 물어보는거 아니냐고 하지만 그럴 사람이면 애초에 아들한테 전화를 했을 것이다.

사돈끼리 간혹 서로의 농작물을 나누고 감사전화를 하는데, 우리 엄마 얘기로는 《얘야 사돈은 참말로 여물다. 전화는 꼭 까톡 보이스톡으로 하더라. 그렇게 여물게 사니 우리보다 훨씬 부자인가 보다 》. 라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시가서 나는 여러가지 작물이나 가게에서 나오는 것들을 베푸는데는 아낌이 없는데 옛날 사람들은 여전히 뭔가 이런 통신 매체나 미디어 매개체가 굉장히 비싼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뭐 스마트폰 자체와 요금이 비싸긴 하지만.

전화비가 많고 적고 그런 시대야 알 요금 쓰던 옛날옛적에 지나갔지 않은가.

내일쯤 되면 시어머니는 전화 하실 것이다.

가끔은 짜증 나서 안받기도 하고,

받는다고 내 성격에 간드러지지도 않고

우리 엄마한테 하듯이 퉁박지게 받는다.

사실 우리 엄마한테 그랬다간 엄청나게 욕 먹는다.

나도 나지만 시어머니는 내가 그러거나 말거나 화낸적도 없고 신경도 전혀 안 쓰고 전화 또 하신다.

비브라늄 방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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