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도 연날리기를 하는거 같긴 하다.
경주 같은데 가면 대릉원 옆에 공터 넓은 잔디밭에서 애들이랑 부모랑 연 날리는걸 종종 보는데 어쩐지 흐뭇하게 구경하게 된다. 간혹 연이 나무에 걸리거나 엉키는 일은 어쩔 수 없이 벌어지고. 아직 우리애는 연보다는 자기 눈에 산같이 높아 보이는 왕릉에 올라가고 싶어 환장하느라 걍 비눗방울 정도로 달래본다.
남편에게 당신은 나보다 5살 위의 옛날 사람이니 연날리기 더 많이 했겠다 하니 그 곰같은 얼굴로 앙칼지게 아니 무슨 촌사람같은 이야기냐고 자기 고향은 면소재지라 연 같은거 날리며 놀지 않았다고 제발 촌스런 얘기 하지 마란다.
개소리 한다 또.
남편과 같은 연배인 우리 오빠는 연을 잘 만들었다.
그 당시 어린이라면 연 한번 안 만들어 본 사람은 없을 것 같다. 학교 미술 과정에도 연 만들기는 꼭 들어갔으니까.
오빠는 동네 다른 또래와 함께 화려한 방패연보다는 재료도 덜 들어 만들기가 비교적 나은 꼬리 긴 가오리 연을 주로 만들어 날리곤 했는데, 몰려다니며 연 싸움도 하고 그러면서 나같은 조무래기는 끼워주지도 않았기에 어깨 너머로 배워 스스로 만든 내 가오리연은 무겁고 조잡해서 날지가 않았다.
오빠가 만들어주진 않았고 어렴풋이 오빠가 나랑 언니 데리고 나가서 한번 잠깐 날리게는 해준거 같다.
춥고 바람 부는 겨울이라 빈 들판에 연이 참 잘 날았다.
이런 이야기를 쭉 하니 남편은 가오리연이라니~~ 당신 고향은 역시 촌이구나아 연은 문방구에서 새얘지이~~하면서 문명화된 도시 인간인척 한다.
어이가 없네 증말 옛날 사람 주제에.
고향은 이제 아이들 소리가 없는 노년기다.
겨울 차갑고 파랗고 마른 하늘이 정말 아깝다는 생각을 한다.
이 하늘 아래 스마트폰 말고 연을 들고 뛰는 아이들을 다시 볼 수가 있을까 하고 스마트폰 중독자는 생각한다.
아니 근데 브런치 연관 검색어 설정에 연이 없다.
나만 연 날리다 온 촌 사람인가보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