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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따 Jan 17. 2024

까슬이보슬이

까다롭긴 해도 노선생님은 좋다...고 해야 될지 어떨지 하여간 작품에 있어서는 탁월하게 명쾌하시다.

세련되고 중후하신 영감님이지만 내가 노선생님 투덜대거나 까칠하게 비꼬는걸 흉내 내면 그림 선생님은 깔깔 웃으면서 야 너가 자꾸 그러면 누가 보면 우리 선생님 할마시인줄 알겠다~ 한다.

근래 뭔지 모르게 울증이 도져서 오늘도 그림 갈까 말까 하다가 해놓은 게 있으니 그냥 가서 하고 궁금했던 거를 어려움을 무릅쓰고 노선생님께 이것저것 여쭈었다. 뭐 꼬치꼬치 캐묻고 그러는 거 생각 외로 참 좋아하신다. 자기 맞은편 의자에 앉으라고 탁탁 치더니 상세하게 설명을 해주셨다. 윤우 작가님 말씀대로 노선생님은 제자들이 본인을 편하게 생각하고 본인을 탈탈 털어 배운 걸 빼먹어도 열심히만 좀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너무 편하게 생각했다간 또 불호령이 떨어진다. 약간 그 화내는 포인트가 좀 남다르시다. 그렇지만 한편으론 우리 부모님 낫세인 노인 좀 려먹고 싶은 마음도 있는 걸 보면 나도 노선생님이 영 무섭지만은 않은가 보다. 그림하고 오니 울증이 훨씬 풀린 걸 보면 말이다. 이번에 그림선생님이 내게 정식으로 노선생님 문도회 추천 넣어주었는데 끼워줄지는 모르겠다.

배접 할 목면은 노선생님께서 조달하기에 목면 끊어달랬더니 롤로 사서 모르겠다고 장부 뒤져본다 하시고 젊은 제자에게 10마씩 끊어서 회원들에게 넘기라고 지시하셨다. 야드나 마나 약간 개념이 애매한지 젊은 분이 머뭇하길래 내가 1미터 정도라고 생각하심 된다니까 노선생님이 '90 센티야~'하면서 딱 자른다.  이그 내가 또 잘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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