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그림 초를 내는 건 별 방법이 없고 그냥 단순한데 이게 참 별일이다. 예시로 비천도를 하고 싶다 하면 자료 사진을 잘 찍어서 프린트해서 트레팔지 위에 펜으로 본을 뜨는 지극히 단순무식한 방법이다.
그리고 복사해서 깨끗하게 낸 초 위에 순지 깔고 먹으로 선 긋는다. 다른 방법도 있긴 한데 뭐 오십보백보 거기서 거기다. 그렇지만 무조건 보고 베끼는 게 끝이 아니라 상호나 천의 자락 영락 장식 등 수정에 수정을 거쳐서 지금 시대에 맞는 형식으로 최적화해야 한다. 예전에 그림선생님이 초 내면서 노선생님한테 혼나는 거 자주 봤다. 그래서 아직 나는 노선생님 기존 자료를 주로 이용한다.
다른 분들도 처음에는 고려불화 자료를 많이 참고하시는 편인 거 같다. 나도 내년쯤부터는 스스로 초를 내볼까 한다. 근데 그전에 눈까ㄹ... 내 눈이 먼저 훅 갈 거 같다. 눈 좋기로 소문난 나도 휴대폰 중독에 장사 없다. 진짜 안경을 맞춰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