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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따 Jan 29. 2024

열반경 사구게


諸行無常 是生滅法 生滅滅已 寂滅爲樂

제행무상 시생멸법 생멸멸이 적멸위락


예전에 큰스님 법문 들을 때 이 구절이 나와서 한창 졸릴락 말락 하다가 정신이 반짝 들었다.

유일하게 아는 구절이었으니까.

오타쿠처럼 손을 번쩍 들고 스님 저 이거 음양사 소설에서 봤어라고 외칠 수는 없어서 가만히 있었지만 열반경에 나오는 게송이라고 하셔서 제대로 알았다.

설산동자가 수행 중에 만난 나찰귀신이 제행무상 시생멸법... 까지만 하고 절묘하게 말을 하다 마는데 답답했던 동자께서 그 훌륭한 게의 남은 구절을 들려달라고 하자 나찰귀신은 나 지금 배고파, 사람의 뜨거운 피와 살을 못 먹어서 그다음 구절 못한다고 했다. 동자께서 그럼 내 피와 살을 드시고 나머지 구절을 들려달라 하여 나찰귀신은 생멸멸이 적멸위락 나머지 구절을 읊어주었다.

이에 설산동자는 기꺼이 나찰의 입을 향해 허공으로 몸을 던지고 동자를 삼킨 나찰은 도중에 제석천으로 현하여 동자를 안으시고 승천하였다는 이야기다.

경전에 대해 뭘 알겠느냐만 이 게송은 매우 마음에 와닿는 바가 있었다. 음양사 소설이 재미있어서 그랬겠지만.


보고 듣는 모든 현상은 변(變) 하니 곧 생하고 멸하는 법칙이다. 이 생멸이 생멸 아님을 깨달으면 곧 고요한 열반의 경지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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