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따따따 Feb 27. 2024

몽골의 개 방카르

밤에 유튭 보다가 EBS 다큐 더 도그라는 다큐를 보게 되었다. 각지의 개에 대한 이야기인데 나도 개를 좋아하다 보니 그냥 대충이라도 보는데 몽골의 개인 방카르와 몽골인들의 이야기가 제일 좋았다.

내가 개를 좋아하긴 하지만 사람 품에서 애면글면하는 개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단지 이건 순전히 내 취향이고 그 개들도 이쁘고 귀엽고 그렇게 살 권리가 있지만 나는 그냥 사람을 오가며 땅을 밟고 살다가 가는 개들이 좋다.

몽골의 개 방카르는 수천 년 동안 유목민들과 같은 밥을 먹고 같은 잠을 자고 위험으로부터 사람과 개 서로를 지켜주며 살아왔다. 고지대 개답게 늑대도 겁내는 엄청난 덩치에 묵묵하고 고요한 성품은 가히 광활한 고원의 개다웠다.

방카르 강아지를 데려올 때는 강아지 귀를 들춰 평생을 살아갈 이름 세 번을 불러주고 어미로부터 떼어온다.

몽골도 개가 죽으면 사람으로 환생한다는 이야기가 있는 모양인지 주인이 죽은 개의 다음번 환생을 위해 꼬리를 잘라 머리밑에 넣어주고 우유를 뿌리며 고산의 신령께 이 개가 다음생에 자신의 자식으로 환생하기를 빌어준다.

감동적이고 그런 거보다는 어쩐지 뜨겁고 뭉클했다.

뭉클한 감정은 아마도 (환생이라는 개념을 대입해 봤을 때) 인간이 막 태동할 때 최초로 인간과 가까워진 개의 삶과 인간의 삶 모두가 유전자 속에 각인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개소리를 해본다.

백희나 작가의 동화책 중에 <나는 개다> 라는 동화가 있는데 우리 애가 그 책을 참 좋아해서 한동안 아무 데서나 나눈~개다!라고 외치고 다녔다. 창피했다.

그렇지만 맞아 아들아 너도 개고 나도 개였을 거다.

작가의 이전글 김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