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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따 Jun 08. 2024

뽀로로와 친구들

지난 공휴일에 친구네에 그림을 옮겨주고 인근 공원 물분수놀이터에 애를 좀 던져놓았다. 다른 형 누나들도 잼나게들 노는데 초등 고학년으로 보이는 남자애들 셋이 오자마자 웃통을 홀딱홀딱 벗어제낀다. 범상치 않은 놈들이군 싶어서 구경하는데 정말 온갖 하찮지만 재미있는 건 다 하고 논다. 대신 남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하는 일 없이 자기들 영역을 정해놓고 참 재미나게들 논다. 고것 참 말 안 듣게 생겼 한 놈들이구만 생각다. 요새 그렇게 웃통까지 까고 실컷 노는 애들을 참 보기 힘든데 나만 그 생각을 한건 아닌지 관리하시는 아저씨도 웃으면서 내내 구경하신다. 근처의 치열한 학군지 도서관엔 초딩들도 공휴일 주말 할 것 없이 책 들고 다니기 바쁘다는데 아직 이런 아이들도 여전히 있구나 싶었다. 의사 판사 변호사 억만장자 다. 그런데 결국은 이렇게 별 것도 없는 하찮지만 사람 구실 노는 모습이 고와  험한 세상에서도 아등바등 돈 물어다 나르며 길러내는 건가 생각 들어 찰방대는 우리애 옆에서 흐뭇하고 물끄럼하게 아들을 한참 구경했다. 역시 나는 또릿또릿한 도시 부모가 되기는 요원하다. 노는 게 좋아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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