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까먹었다.

2020년 9월 13일 일요일, 날씨: 아침, 우룽쾅쾅 낮, 햇볕 쨍쨍

by 비니비니캐럿캐럿

아, 매일매일 나만을 위한 리포트를 쓰기로 한지 하루 만에 까먹을 수 있냐.

정말 말이 되냐 나 자신아.

아무 생각 없이 또 유튜브로 시시덕거리면서 하루를 마감했겠지. 어휴.

까먹기 전에 얼른 오늘(정확히는 어제)의 기록을 채워가자.




요즘 내가 빠진 음식 = 내가 만든 음식.

양파 찹찹썰어서 밥 넣고 다른 채소 있음 넣고 아님 말고 계란 물 촥 뿌리고 마지막으로 시중에 판 갈비 소스를 넣어서 볶아 먹는 것. 싸고 맛있는 핸드메이드 아침을 먹고 일도 없고 나른하게 유튜브 시청.

날씨는 우르르 쾅쾅 아주 난리가 났다.

오늘 저녁쯤에 약속이 있는데.. 못 만나겠다 싶었는데 갑자기 점심시간이 지나고 구름이 걷히더니 쨍쨍해지기 시작했다. 가끔 보면 캐나다 날씨는 예상을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더 매력적이기도 하고. 기대 안 하고 받는 선물이 더 소중하고 큰 감동 오는 것처럼 햇볕 쨍쨍 날씨가 나한텐 그렇게 다가왔다.


친구를 만나기 전 과제도 없고, 아니 사실 있지만 하기 싫어서 미루고 있는 중이었다.

요즘 Itzy라는 그룹에 빠져서 노래와 춤 감상에 아주 한창이다. 가끔 과도한 시청으로 몇 시간이 지난 줄 모르다 시계를 확인하곤 급 현타가 올 때가 많다. 나이 먹고 밀레니엄 세대에 태어난 그룹의 친구들을 보면서 그들의 열정을 보곤 한다. 그럼과 동시에 내 열정은 어디로 갔나.. 침대에 붙어서 미동 없이 입꼬리만 움직이는 나 자신 아주 non-열정적이다. 하하. 아직 마음은 21살인데. 휴.. 눈 깜짝하면 계란 한 판 인 것을.

19살은 너무 어리고 20살은 막 성인인 된 것에 적응하는 중이고 21살이 뭔가 제일 쌩쌩하고 술맛도 좀 알 것 같고 세상도 좀 알 것 같은 약간의 자만심에 진짜 어른이 된 것 같고, 또 2와 1이 같이 붙어있는 게 멋있어 보여서 21살이 좋다.



어른이 되고 한 살 먹을수록 더 용감해지고 지혜가 넘칠 줄 알았는데 그 반대로 가는 것 같다.

더 무섭고 더 옹졸해지고 깐깐해지고 재고 따지느라 심지어 기회를 놓치기도 할 때가 있다. 이럴 때마다 정말 미련하고 대 담치 못한 나 자신이 한탄스럽다. 졸업 전 필수로 해야 되는 Internship을 어떻게 해야 할지 불안한 마음으로 이력서를 응시했다.

채울 게 없다...

정말 당당하게 내 세울 게 없다. WoW..

20대는 30대를 위해서 산다고 하는데 오늘 이력서를 봄으로써 내 30대가 문득 걱정된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20대 초반엔 한번 불안에 싸이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였는데 이젠 조금 익숙해졌는지 뭐 어떻게든 되겠지. 너무 앞서 생각하지 말자. 잘 될 거야. 잘 붙잡고, 정신만 똑띠 차리면 낙오되는 일은 없다. 라며 작은 씨앗을 마음에 하나씩 채우고 있다.


흠, 어떻게든 되겠지. 마지막엔 씩.

이렇게 저렇게 고민해봤자 나중에 고민하는 건 똑같아!

이렇든 저렇든 오늘 리포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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