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디다 치료 중에도 안전한) 미토콘드리아 식품 리스트와 도시락 예
미토콘드리아 식이요법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공부한 내용과 품목들을 리스트로 정리해보았다. 머콜라 박사가 명시한 품목과 키토 제닉 카페를 통해서 자료를 수집했는데, 그중에는 한국식에 잘 사용하지 않는 것들이 있었고,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품목들도 있어서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재료들 위주로 편집해서 표를 만들어봤다. 또한 그중에는 특별히 칸디다 치료 중인 사람들이 주의해야 할 품목들(버섯이나 치즈류)이 있어 배제하고, 나를 위한 맞춤형 표를 완성했다.
미토콘드리아 식이요법에 접근했던 나의 방식을 공유하자면 다음과 같다. 시작하는 입문기에 참고한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정리해보았다.
방법 1. 채소는 안전식품으로만 익혀서 섭취하기
장이 안 좋은 사람들은 웬만하면 채소를 날 것으로 먹기보단 부드럽게 익혀먹는 것이 좋다. 그래서 나 또한 시작할 때 바로 샐러드를 먹기보다는 한 달이라는 적응 기간 동안에 안전 채소 품목들을 주로 굽거나 찌는 방식으로만 섭취했었다.
머콜라 박사가 미토콘드리아 식이요법으로 논하지 않은 식품이라 목록에는 넣지 않았지만, 다른 책과 키토식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카페에서 얻은 정보에는 장 건강 상태에 따라 익혀먹어야 할 채소들에 대한 안내가 있었다.
* 장 건강 상태에 따라 채소의 항영양소가 파괴될 수 있도록 익혀먹을 것
- 렉틴(면역체계 공격 및 염증 유발) : 오이, 마늘, 고추, 가치, 파프리카, 토마토 등
- 옥산살염(염증, 신장결석 유발) : 시금치, 케일, 근대, 비트 등
- 포드맵(복부팽만, 가스 유발) : 아스파라거스, 양배추, 마늘, 양파, 브로콜리 등
* 단계별 식단 적응 제안
안전식품 채소만 한 달 익혀서 섭취 --> 익숙해지면 두 번째 달부터는 고기 먹을 때 양파, 마늘을 조금씩 구워 먹기 시작 --> 세 번째 달부터는 시금치 나물이나 가지나물 등 한식으로 평소에 먹었던 음식들로도 섭취 범위를 넓히되 소량만 먹어본다. 물론 모든 음식에 들어가는 양념에는 설탕을 배제하고, 대체제인 스테비아나 에리스톨을 사용한다.
방법 2. 밥은 냉장고에서 6시간 이상 보관해서 식힌 쌀밥으로
저항성 전분이 유익균에게 좋은 먹이가 된다는 점에서 식힌 쌀밥(찬밥)을 추천한다. 공부를 제대로 안 하고 덜컥 시작했던 초기에는 무엇으로 탄수화물을 섭취해야 하는지 몰랐다. 그래서 저항성 전분에 대한 정보를 몰랐을 때는 따뜻한 쌀밥을 먹었다가, 누군가 현미가 좋다 해서 현미도 먹었다가, 그다음엔 귀리가 좋다 해서 귀리도 섞어먹다가 우왕좌왕 난리도 아니었다. 팔랑귀가 된 바람에 방식을 바꿀 때마다 부엌 식재료를 다 뒤집어놓고 쓸데없이 지출만 늘었던 에피소드도 있다.
저항성 전분에 대한 유용한 기사 하나를 발견해서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컸다. 그 기사의 내용은 미국 농업 학회지 '열대 농업 연구'에 실린 스리랑카 대학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저항성 전분은 혈당을 빠르게 높이지 않아서 당뇨병 환자에게 좋고, 장을 튼튼하게 만들며, 포만감을 지속시켜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주의해야 할 것은 찬밥은 실온에서 식은 밥이나 냉동실에서 얼린 밥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냉장고의 냉장실에서 6시간 이상 보관한 찬밥을 말한다. 냉장고의 온도가 저항성 전분이 가장 활발하게 활성화되는 온도이기 때문이다(1~4도). 이렇게 냉장고에서 식혀서 생긴 저항성 전분은 다시 가열해도 어느 정도 유지된다고 하니, 냉장고에서 꺼내서 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우거나 끓여먹어도 좋다고 한다.(출처 - 중앙일보 9/26 생활 섹션 기사 : 몸에 흡수되는 칼로리 반으로... 더 이상 찬밥신세 아닌 찬밥) 그러니 쌀밥을 지으면 플라스틱이 아닌 유리나 도자기 또는 실리콘 같은 인체에 무해한 용기에 담아 시원한 냉장고로 들여보내 주자. 뜨거운 쌀밥이 찬밥이 되어가며 열심히 저항성 전분을 만들어낼 것이다.
방법 3. 처음 시작 한 달 정도는 타이트하게 시작해서 적응하기
- 칸디다에는 당을 줄이는 게 아니라 완전히 끊는다!
'일단 가볍게 시작해보고 식단이 잘 맞으면 지속해보자'라고 편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만약 그렇게 생각했다면, 당신은 아직 몸이 덜 망가져서 갖게 되는 생각이니 다행이라고 말해주어야 하나 살짝 고민이 된다. 몸이 제대로 망가졌다고 느낀다면 회복을 위한 시도를 잠시도 미룰 수가 없으니 말이다. 매일 출근해서 일하고 경제 활동을 하며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건강 문제로 인해 일상생활유지의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어찌 보면 사고로 인한 생명의 위협까지는 아니어도 위급하고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대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밀가루, 과자, 과일 등 당을 끊고 한 달 정도 타이트하게 시작하라는 첫 번째 이유는 처음 시작은 어려울지 몰라도 20일이 지나갈 즈음 서서히 익숙해지는 단계로 들어가게 되기 때문이고, 둘째는 제대로 지킬수록 탄수화물과 같은 당에 대한 갈망이 더 일찍 줄어들기 때문이다. 조금씩 섭취하는 당에 대한 여운이 남을수록 시중에서 판매하는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나 간식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어려워진다. 어려울 것 같아도 확실하게 마음먹으면 '당'으로부터 더 일찍 자유로워진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다.
식이요법을 시작해야겠는데 어떻게 해야겠는지 몰라서 카페나 인스타그램을 검색해봤다. 솜씨도 너무 좋고 예쁘게 음식을 만드는 고수들의 작품을 보고 있자니 내가 다 행복하고 황홀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요알못인 나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요리를 해야 하는지를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는 거. 부끄럽지만 이 나이 먹고도 만들 줄 아는 음식이 없다는 나의 현주소부터 직시하고 내 수준에 맞게 내 방식으로 접근해보기로 했다.
일명 다. 때. 볶이라고 '다 때려 넣고 볶아먹기'방식이 처음 입문하는 데에는 쉽고 간편해서 적응기까지 내내 익혀먹은 기억이다. 그래서 도시락 사진을 보면 대부분 채소가 똑같다. 주 재료는 고기와 해산물로 바꾸지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채소에는 브로콜리, 샐러리, 방울양배추, 숙주가 있다. 지겹지 않았냐고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대답할 수 있다. "지겨워도 괜찮습니다! 나을 수만 있다면 뭐든 시도해보고 다 참을 수 있어요!!"
그런데 사실 그렇게 지겹지도 않았다. 스티브 잡스가 정해진 옷만 입듯이 정해놓은 식재료만으로 요리하는 간단함이 주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적응되니 오히려 편하기도 했고, 버터나 오일에 고기와 함께 구워진 채소는 맛있었기 때문에 먹어도 질리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Q1. 가지나 고추 먹으면 안 된다고 하던데, 전혀 먹으면 안 되나요?
A. 먹지 말라 하는 이유는 렉틴이라는 성분 때문에 그렇습니다. 렉틴이란 식물체가 동물에게 먹히지 않도록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방어용으로 갖고 있는 단백질 복합체입니다. 렉틴은 곰팡이나 세포 표면에 붙어서 우리 몸속에 들어오면 당분자와 결합해 독성을 보이거나 염증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물론 렉틴을 처리할 수 있는 면역체계가 몸에 갖춰져 독성을 분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질환이 있거나 몸에서 이상 신호를 느꼈다면 당분간은 멀리하시고 조금 회복된 뒤에 조금씩 익혀 드시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드립니다. 그때까지는 주로 씨 없고 푸른 잎채소나 양배추 계열은 괜찮다 생각하시고 자신의 몸 상태에 맞게 익히거나 샐러드로 드시면 되겠습니다.
Q2. 기존의 설탕이 들어간 샐러드 소스를 대체할 방법은 없나요?
A. 시중에 나와있는 웬만한 소스에는 거의 다 설탕이 들어가 있거나 알 수 없는 기타 과당 등 '당류'가 지배적으로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칸디다 치료 기간 동안 샐러드 소스는 담백하게 드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에 볶은 소금 가루 한 꼬집 정도 솔솔 뿌려 먹거나, 조금 더 맛을 내고 싶으신 분들은 거기에 애플 사이다 비니거를 조금 뿌려 섞어 드시면 안심하고 건강한 방식으로 샐러드를 드실 수 있을 겁니다.
Q3. 식단 하는 중에 유혹을 견디기가 너무 힘들어요ㅠㅠ 이럴 땐 어떻게 하나요?
A. 식단 초반에 주변인들이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하염없이 부러워지고 참기가 힘들어지죠. 그래서 식단 하면서 참기만 하다가 폭발해서 확 김에 밀가루나 당을 엄청나게 섭취해버리는 실수를 범하기가 쉽습니다. 특히 여성들은 한 달에 한 번 매직에 걸리는 때가 가장 큰 위기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럴 때는 최악의 선택만은 피하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밀가루 덩어리인 라면 하나를 다 먹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브로콜리 같은 안전식품이면서 기호에 맞는 채소를 넣고 라면을 끓이되 면은 다른 사람에게 주고, 라면 국물에 밥을 말아먹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래도 '면'을 꼭 먹어야겠다 하는 분들이 있으시다면 100% 현미 국수로 대체해서 라면을 끓여먹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엇, 미토콘드리아 식이요법은 곡물을 금지한다고 했는데?'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하지만 밀가루를 섭취해서 자폭(?)하는 선택보다는 대체품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Q4. 마실 수 있는 음료는 뭐가 있나요?
A. 당이 들어가 있지 않는 것이 중요하죠. 그래서 마신다면 물과 카페인이 들어있지 않은 허브티, 탄산수를 마십니다. 탄산수에 비타민C가 다량 함유되어 있는 칼라만시 즙을 조금만 타서 마시면 감기에도 효과가 있고, 면역력에도 도움이 됩니다. 맛은 밍밍해서 이상하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만큼 탄산수의 설탕에 길들여져 있는 것이니 건강 식단에 익숙해져 갈수록 적응되시리라 생각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