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나에게는 우리끼리 하는 표현으로 알동기라고 할 수 있는 동생이 한 명 있었다. 회사에 같은 날 입사한 동기를 우리는 알동기라 표현하며 이 것은 군대에서 사용하는 용어이기도 하다. 그 동생은 나보다 한 살 어린 동생이었다. 입사 날만 똑같은 것이 아니라 부서도 같은 곳으로 배정되어 어렵기만 하던 신입사원 시절, 내가 유일하게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존재였으며 부담 없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 친구가 어느 날 갑자기 퇴사를 한다고 했다. 당시 나도 업무적으로 너무 힘든 시기였기 때문에 퇴사를 고민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진지하게 퇴사를 하는 것은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냥 단순히 힘든 이 순간을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여겼기에 마음에는 품고 있으나 감히 겉으로 드러내지 못했고 상상 속에서도 항상 조심스러웠던 것이 바로 퇴사였다.
그런데 동기가 퇴사를 한다는 이야기를 아주 우연히 듣게 되었다. 때는 2014년 여름이었다. 나는 적잖이 놀라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서운하기도 했다. 그 이유는 내가 동기에게 직접 퇴사에 대해 들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친구는 동기인 나에게 조차 한 번도 내색하지 않은 채 마음속에 조용히 품고 있다가 불현듯 날벼락처럼 퇴사라는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나는 당시 작업장에서 작업을 하던 중에 퇴사 면담을 마치고 돌아온 파트장님들끼리 하는 그 이야기를 우연히 어깨너머로 듣게 되었다.
그리고 그 친구에게 조용히 다가가 물었다.
“너…혹시 퇴사하니?”
그 질문을 시작으로 우리는 잠시 짧지 않은 대화를 나누었다. 친구는 회사를 그만두고 명상대학원을 진학한다고 이야기했다. 평상시에도 취미는 등산이고 점심을 먹고 산책하는 것을 좋아하는 등 조금은 애늙은이 같은 성향이 있다고는 생각했으나 설마 명상까지 관심을 갖고 있는 줄은 몰랐다.
혹시나 그런 이야기를 그냥 믿는다고 나보고 순진한 놈이라 이야기할지 모르겠지만 그 친구를 2년 넘게 봐온 나는 대학원을 진학한 다는 것이 단순히 퇴사를 하기 위한 변명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그렇게 나의 첫 번째 동기이자 든든한 버팀목이던 그 동생은 2014년 10월 회사를 떠났다. 그 당시에는 내가 가장 바쁜 시기에 속해 있었기에 떠나는 동기를 잘 챙겨주지 못한 미안함이 아직도 많이 남는다. 하지만 누가 누굴 걱정할 처지가 못되었기에, 그리고 사실 그 당시에는 걱정보다는 미련 없이 떠나는 그 친구가 너무 부럽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