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더 힘든 걸 안다고 내가 안 힘든 것도 아니다

#9

by bin진오

‘니가 더 힘든 걸 안다고 내가 안힘든 것도 아니다.’


방송작가이자 코미디언인 유병재가 SNS에 올린 후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낸 말이다. 퇴사를 결심하고 나서 자연스럽게 만나는 사람들과 퇴사 관련된 이야기를 자주 나누게 되었다. 그럴 때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장인의 고단함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퇴사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많았다.


특히나 친한 친구들과 같은 경우는 조금 더 직설적으로 이야기를 해 주는 편이었는데

예를 들자면


“야 배부른 소리 하지마. “

“너는 연봉이라도 많이 받지 않느냐”

“너보다 돈도 조금 받고 힘든 사람도 많다.”

“너만 그런거 아니야. 다들 그렇게 살아.”


라며 마치 먹잇감을 기다렸다는 듯이 한바탕 신나게 나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인다. 그리고 마치 나의 고민을 사춘기 청소년의 그것과 동일하게 취급을 해 버린다.


나라고 왜 모르겠는가? 누군가는 나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서 더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하지만 유병재의 말처럼 그 사람들이 더 힘들다는 것을 안다고 해서 내가 안 힘든 것도 아니다. 이런 식의 사고방식은 명백하게 비교를 통해 스스로에게 가하는 폭력의 일종이다.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며 현재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마치 욕심이 많고 철이 없는 것처럼 치부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만약 현재 나의 삶이 행복하다면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하고 현재에 만족하는 겸손함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허나 당장 나자신도 오늘 하루를 버티는 것이 너무나 괴롭고 위태로운 상황에서 그런 비교는 스스로에게 가하는 잔인한 억압일 뿐이다.


그리고 내가 정말 힘들었던 것은 지금 당장의 고단함이 아니라 앞으로 남은 인생을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지도 모른 체 살아가는 것이었다. 이런 고민 없이 현실에 안주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은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죽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죄송스러운 이야기이지만 회사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 눈에는 살아가고있는 사람이 아니라 하루하루 죽어가는 사람들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물론 나도 거기에 동화되어 조금씩 죽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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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에게 필요 한 것은

나보다 어려운 사람과의 비교를 통한

비겁한 자기위안이 아니라

더 나은 내일을 살아갈 용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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