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노 Jan 30. 2021

여름밤의 향기

야자 시간을 마치고 학교를 나서며, 귀에 이어폰을 꽂고는 볼륨을 크게 올렸다. 크게 한숨을 들이쉼과 동시에 여름밤의 향기를 한껏 만끽하고는 집으로 향했다. 

지금을 몰랐던 그때, 내일은 오늘의 복제품이었다. 꿈과 장래희망은 꽤나  이야기였고, 밤이 되면 한없이 허무해지던 시기. 사실은 가장 즐길  있는 날들이었지만,   없이  묻은 어른 행세를 하고 싶던 날들.

나는 알지 못했다. 그때를 그리워하리라고는, 그때의 걱정들은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나는 반짝이는 존재였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 친구들과 뒹굴거리며 웃을  있었고, 내가 원하는 어떤 모습도 만들어낼  있는 힘이 있었다. 어른이 됐다고 생각한 지금, 그때의 힘은 잃어버린 걸까. 내가 기억하는 여름밤의 향기는 어디로 갔을까.

작가의 이전글 믿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