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욕심이 커지고 있는 요즘, 여백이 없는 오늘을 보냈음에도 무언가를 더 갈구하며 나의 기준을 높여만 왔다. 어쩌면 그것이 내 초조함의 근원이었는지도 모른다. 여백이 없도록 칠했다고 생각한 오늘이란 종이에는 후회라는 글씨만 빼곡히 적혀있었다. 좋은 습관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들이 오히려 후회와 강박을 가져다주는 아이러니.
정말 사소하지만 똑같은 상황에서 똑같이 행하는 습관들이 많다. 남들이 지나친 흑백의 것들에 나만의 색을 칠해 오랜 습관으로 만들었다. 이불을 덮을 땐, 늘 발을 바깥으로 내놓지 않는다. 어릴 때 본 공포영화의 장면이 잊혀지지 않아 두 발로 이불의 끝 부분을 눌러 뭐든 들어올 수 없게 했던 것인데, 어느덧 편한 취침을 보장해주는 습관이 됐다.
무언가를 표현하는 것에 서툴러 글을 쓰는 습관을 가지기 시작했다. 짧은 글이라도 장소에 상관없이 그때그때 느껴지던 감정들을 적었다. 지금 보면 소위 오글거리는 글들도 가득하지만, 텍스트로 순간을 저장한 것 같아 또 다른 앨범을 가진 느낌이 든다. 나만 알 수 있는 행복, 거창한 의미의 좋은 습관이 아닐 지라도 난 이것에 집중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