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적다 보면, 자조적인 문체에 고민을 하게 될 때가 많다. 우울감과 후회만이 날 가득 채우고 있는 것도 아닌데. 맑은 날씨가 이어져도 아이폰 메모장엔 비가 내렸었다. 장마가 될 때도 있었고 심지어 태풍이 몰아친 적도 많았다. 그럼에도 해가 쨍쨍한 모습으로 주위 사람들을 대했으니, 글과 나의 괴리감에 적응 못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오글거리게 무슨 그런 글을 쓰냐”, 걱정 없어 보였던 내 모습에 반한 솔직한 생각들은 거짓이 되어갔다. 있어 보이려고 쓰는 글이라는 피드백과 함께. 썼던 글들을 쭉 읽어보며 그리 좋은 글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슷한 문체에 비슷한 결말,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우울감을 심어줄만한 그런.
그러나 사실 우울함에 가득 차 그것이 그대로 드러났던 게 아니라, 나만의 생각을 정리하려고 하는 건 아니었을까. “쓴다”라는 행위 자체로, 요즘의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고민은 없는지 스스로 정리했던 건 아니었을까. 오늘도 나는 어쩌면 그냥 지나치고 말았을 감정들을 모조리 껴안고 꾸준히 글을 쓴다. 아니, “정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