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에 토지를 마련하고 이래저래 흔들리던 마음에 바람이 불었다. 여행 관련 모든 채널 운영을 멈추고 소통을 끊고 유령처럼 보낸 시간이 1년 3개월이 지났다. 그사이 개인적으로 일상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 새로운 희망의 빛이 보이는가 싶었다. 하지만 막상 현실로 부딪치다 보니 갈등과 예상치 못한 어려움도 따랐다. 터널을 벗어나는가 싶다가 또다시 어두운 터널로 들어서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그러던 차에 kbs 방송국에서 연락이 왔다. 전에 여행 관련 내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을 보고 출연해 줄 수 있겠냐는 제안이었다. 둘레길을 걸으며 그 길 소개와 간단한 인터뷰 정도 들어가는 촬영이라고 했다. 일단 둘레길 걷기인 데다가 전에 취재차 몇 번 다녀왔고 좋아하는 길이라 반가웠다. 앞뒤 가리지 않고 출연하겠다고 했다.
방송 촬영하며 흔들렸던 마음
약속한 날짜에 하루 종일 촬영을 마쳤다. 피로감도 없이 겨울이 주는 숲의 속살을 오롯이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여러 번 반복해야 하는 다른 출연자와 달리 대부분 한 번에 마치고 즉석 인터뷰도 너무 잘했다고 촬영 감독님께 칭찬까지 받았다. 물고기가 물을 만난 것처럼 모처럼 생기를 찾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동안 채널을 운영하지 않고 소통을 끊었다고 걷기 여행까지 멈춘 건 아니었다. 틈틈이 나의 걷기 여행은 멈추지 않고 진행 중이다. 다만 전에처럼 기록을 남기지 않았을 뿐이다. 뒤돌아보지 않겠다 해놓고 여전히 마음속 저 밑바닥에서는 흔들리고 있었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