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기 전에 나도 책 한 권 써볼까? 서태공 지음
나도 책을 한번 써보고 싶었다.
시도 때도 없는 이직에 국제기구 진출해 보겠다고 남미, 아프리카, 부탄, 파키스탄과 같이 여러 나라를 쏘다녔으니 결코 평범하지 않았을 내 인생 경험을 나눠보고 싶었다. 하지만 어디 책 쓰는 게 보통 일인가? 출판과정 자체에 대한 개념도 없었지만 우선 누가 읽어줄까를 생각하니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다. 익숙하지 않은 일이다 보니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두렵기도 했다.
그래서 가볍게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거쳐 2014년 UNDP 캄보디아에서 2년간 일할 기회를 얻었을 무렵인데 치기 어린 마음에 자랑 비슷한게 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내 기대는 이내 실망으로 바뀌었고, 귀국 후에는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지극히 평범한 직장인이 되었다. 하루하루 존버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해 보겠노라 점심시간이면 회사 근처 클라이밍장으로 달려가 실내 암벽과 씨름하던 그 때에도 난 내 삶을 이해하고 버텨내기 위해 계속해서 글을 써내려 갔다.
재미난 건 직장 상사나 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거나 분노하면 글이 더 잘 써지더라는 것. 글을 쓰면 불안했던 마음이 평온해지며 신기하게도 나에게만 온전히 집중하게 되었다. 흔히들 말하는 글쓰기가 주는 치유의 힘이랄까?
서태공님은 그의 책 [퇴사하기 전에 나도 책 한 권 써볼까?]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이번에는 다른 측면에서 얘기해볼까?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왜 책을 써야 하는지 말이지. 책을 쓰면 현실과는 다른 차원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어. 일단 그 차원으로 들어가게 되면 다른 차원의 문은 잠시 닫히게 되지.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그곳은 모든 게 고요하고 평온해서 온전히 나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곳이야."
회사 생활로 힘들어하는 평범한 직장인이 책을 써가며 그 위기를 극복해 나간다는 설정을 기반으로 출판의 전 과정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는 책인데, 글을 쓰며 마음의 안정을 얻는 내 모습과 비슷한 부분이랄까?
책은 소설 형식으로 쓰여 있어 쉽게 읽혔고, 출판과정 전체를 하나하나 배워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특히 궁금했던 (누구나 궁금해할) 인세나 자비출판(저자 주도), 기획출판(출판사 주도) 방법에 대해서도 상세히 알 수 있어 유익했다.
책을 다 읽고는 다시 책이 쓰고 싶어 졌다. 조금은 다시 조급해지고 불안해진 내 마음을 다스리고, 졸업에 한 발짝 더 다가서기 위해서.
하지만 알고 있다.
"대체로 내 삶을 이해하고 버텨내기 위해 쓰인 글들이어서 내 글의 시야는 넓지 않고, 살아낸 깊이만큼만 쓸 수 있는 것이 글이므로 나의 책이란 결국 나의 한계를 모아놓은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안다." 신형철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