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사람도 글로 돈 벌 수 있습니다
나는 정말 게으르다. 집안일은 미루다 쌓이고, 옷은 접지도 개지도 못한 채 의자에 눌려 있다. 할 일 목록을 써놓고도 그 목록을 보기가 싫어 외면하고, 전화 오는 소리만 들어도 심장이 철렁해진다. 미리 전화 시간을 정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급습한 기분이 든다. 이 글도 사실, 며칠 전부터 써야 했던 글이다. (그래서 오늘 결국 카페에 나왔다.) 그런데 그런 내가, 매일 글을 쓰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놀랍다고? 내가 봐도 그렇다. 하지만 진짜다. 나는 '지독하게 게으른 사람'이 글을 쓰며 살아가는 방식을 찾아냈고, 지금도 그 방식으로 하루하루를 굴리고 있다.
글은 게으른 사람에게 '가장 최적화된 일'이다
일단 글쓰기는 '말'보다 덜 피곤하다. 전화는 실시간 대응이 필요하고, 사람은 감정이 섞인다. 그런데 글은 기다려준다. 지금 당장 안 써도 괜찮고, 다시 읽고, 다시 고칠 수도 있고, 지워도 되고, 저장도 되고, 심지어 침대에 누워서도 쓸 수 있다. '혼자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글쓰기는 게으름에게 친절한 작업이다. 다만 단 하나의 문제가 있다. 바로 '시작이 안 된다'는 거다.
그래서 나는 '안 쓰는 날'에도 무조건 하는 게 있다
게으른 사람이 글을 계속 쓰려면 '쓰지 않아도 글에 가까이 있는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메모의 진짜 힘은 '기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잊기 위해서'다. 머릿속에 떠다니는 생각들을 일단 어딘가에 박아두면, 뇌가 비워진다. 그러면 새로운 생각이 들어올 자리가 생긴다. 나는 이걸 '생각의 순환'이라고 부른다.
1) 네이버 메모 앱에 하루 1문장만 적기
이 방법을 쓰게 된 이유가 있다. 나는 우연히 무라카미 하루키의 일기를 읽었는데, 그가 매일 아침 달리기를 하면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간단히 메모한다는 걸 알았다. "오늘 비가 온다", "고양이가 지나갔다" 같은 정말 사소한 것들을. 그때 깨달았다. 작가들의 메모는 '대단한 영감'이 아니라 '일상의 부스러기'라는 걸.
그날의 기분, 본 장소, 사람, 냄새, 아무거나
중요한 건 '형식 없이 쓴다'는 거다
"오늘 너무 덥다"만 써도 OK
쓰지 않는 날이 쌓이면, '다시 쓰는 게 더 힘들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실제로 내가 3개월 동안 이렇게 메모한 걸 보니 "버스에서 본 할머니가 계속 휴대폰을 뒤집어서 보고 계셨다"는 메모가 나중에 2,000자 글이 되었다. 게으른 사람에게 메모는 '글감 저축'이다.
2) 사진으로 하루 한 장 기록하기
비비안 마이어라는 사진작가를 아는가? 평생 유모로 일하면서 20만 장의 사진을 찍었지만, 생전에 단 한 번도 전시하지 않았던 사람이다. 그는 그냥 매일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일상을 기록했다. 죽고 나서야 그 사진들이 발견되어 세계적인 작가가 되었다. 나는 그에게서 '기록의 힘'을 배웠다. 꼭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오늘을 남겨두는 것이라는 사실을.
사진이 글의 씨앗이 된다
진짜 게으른 날은 "오늘 이거 써야지"만 메모해둬도 된다
3개월 후에 그 사진을 보면, 그날의 감정과 상황이 고스란히 되살아난다
3) 게으른 날일수록, 더 짧게 써라
"블로그는 꼭 길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의외로 짧은 글이 검색에서 오래 살아남는다
'계획'보다 '반사작용'에 가까운 시스템 만들기
나는 계획표를 짜면 그 순간부터 지치기 시작한다. 그래서 내 글쓰기는 계획보다 '트리거'에 가까운 시스템으로 움직인다. 예를 들어 카페 가면 무조건 글쓰기라든지 몸이 먼저 반응하게 만드는 것이다.
노트북 펼치면 자동으로 글쓰기 모드 ON
시작하면 10분은 무조건 쓴다
그다음은 '그날 기분'에 맡긴다
글쓰기 전에는 절대 딴 일 안 하기
'인스타 보기 전 글 한 문장 쓰기'처럼
글을 '보상'이 아니라 '문 앞'에 둔다
글감을 고를 때는 "재밌는 얘기"가 아니라 "말하고 싶은 거"
정리된 글을 쓰려 하지 말고
그냥 머릿속에 떠오르는 걸 뱉는 식으로 시작
이게 오히려 조회수가 잘 나온다
게으른 사람의 글이 더 오래 살아남는다
정말로 그렇다. 게으른 사람은 쓸 수 있는 것만 쓴다. 억지로 열심히 안 한다. 그래서 글에 힘이 덜 들어가고, 읽는 사람에게도 편안하게 닿는다. 게으른 나는 글을 '완성해야 하는 숙제'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하루의 흔적. 지금 떠오르는 생각. 내 안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문장들을 붙잡는 일이다. 이렇게 쓴 글들이 조회수와 수익이 되었고, 이제는 내 생계를 책임지는 자산이 되었다.
그래서, 게으른 사람도 글을 쓸 수 있을까?
당연히 쓸 수 있다. 오히려 게으른 사람에게 글쓰기는 가장 잘 맞는 일일지도 모른다.
다만 기억해야 할 건 하나다. "조금씩, 그러나 자주"
게으른 사람은 절대 달리면 안 된다. 하지만 걷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나처럼, 천천히, 가볍게, 그러나 매일 조금씩 쓰다 보면 그 글이 하나의 삶이 되기 시작한다.
지금 할 수 있는 작은 실천 한 가지
오늘 하루 중 떠오른 생각 하나, 딱 한 문장만 스마트폰 메모장에 적어보자.
그게 당신의 인생을 바꿔 줄 첫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