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동안 일한 직장에서 사직서 내던 날

모두가 미쳤다고 말했다

by 임루아
직장을 그만두고 찾은 나만의 시간



개미처럼 살던 그 시절

월요일 오전 9시, 지하철 2호선은 언제나 전쟁터였다.

사람들 사이에 끼여 서서 출근길을 달리던 나는, 문득 개미가 된 기분이었다.

줄지어 움직이는 개미들처럼, 우리는 모두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오랫동안 나는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이름 아래 살았다.

주5일, 하루 8시간 이상을 회사에서 보내며 월급날만을 기다렸다.

야근이 일상이었고, 주말에도 업무 메시지가 와서 마음 편히 쉴 수 없었다.



"이게 어른의 삶이야." 스스로를 달래곤 했다. 하지만 어느 날, 거울 속 내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다. 언제부터인가 눈에서 빛이 사라져 있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까?' 하는 질문이 마음 깊숙이 자리 잡았다.



그만둔다고 했을 때


"미쳤나? 요즘 같은 세상에 직장을 그만둔다고?"

"나이도 있는데 이제 와서 새로운 걸 시작한다고?"

사직서를 내겠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응은 예상대로였다. 부모님은 걱정하셨고, 친구들은 말렸다. 나 역시 무서웠다. 매월 통장에 들어오던 월급이 없어진다는게, 사회보험이 끊긴다는게 현실적으로 두려웠다.

직장 상사는 내가 나의 능력을 모르고 에너지를 쓸데 없는 곳에 낭비하려 한다고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그래도 블로거로 먹고 살 수 있을까?"

"나이 제한은 없을까? 다시 취업할 때 공백기가 부담되지 않을까?"

밤마다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하지만 더 이상 남의 시간에 내 인생을 맞출 수는 없었다.



자유라는 이름의 선물



회사를 그만둔 지 이제 몇 개월이 흘렸다. 아침에 알람 없이 일어나는 기분이 이렇게 좋을 줄 몰랐다. 오늘은 카페에서 글을 쓸지, 집에서 쓸지 선택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물론 쉽지만은 않다. 혼자 모든 걸 해결해야 하고, 수입이 불안정할 때도 있다. 사람들 만나는 자리에서 "요즘 뭐 하세요?"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애매할 때도 있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내 시간을 온전히 내가 쓸 수 있다는 게 이렇게 소중한 줄 몰랐다.




당신도 할 수 있어요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혹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직장에 다니면서도 뭔가 다른 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 나만의 일을 찾고 싶다는 마음 말이다.


"이미 늦었어.", "나이가 있는데 뭘.", "지금 시작해서 뭐해."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돌 때가 있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깨달았다. 시작에 때가 따로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을.


특별한 재능이 있어서가 아니다. 나는 그저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20대가 아니어서 두려웠고, 경력도 쌓인 나이라 포기하고 싶었다. 다만 포기하지 않았을 뿐이다. 퇴근 후 몇 시간, 주말의 몇 시간을 꾸준히 나를 위해 썼을 뿐이다.



3년이라는 시간이 길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어차피 흘러갈 시간이라면, 그 시간 동안 작은 변화라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시작이 늦었다고 해서 도착도 늦는 건 아니다. 당신의 작은 도전을 응원한다.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나에게 고맙다.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한 그 시간들이 오늘의 자유를 만들어주었으니까.


오늘도 누군가는 지하철에서 출근길을 달리고 있을 것이다. 그 중 한 명에게 이 글이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당신의 시간은, 정말로 당신 것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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